진주의료원 폐업 공신 챙긴 '막장'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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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민 댓글 4건 조회 1,681회 작성일 13-12-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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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 입성 1년여 동안 홍준표 도지사는 임기의 시작과 끝을 모두 보은인사로 채우려고 작정한 듯하다. 임기 초기에는 선거 공신들을 챙겨줬지만, 최근엔 진주의료원 폐업에 총대를 멘 공무원들을 사실상 영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도의회 사무처장으로 발령받은 윤성혜 전 경남도 복지보건국장과 통영시 부시장에 임명된 박권범 전 경남도 식품의약과장이 그들이다. 두 사람은 진주의료원 노조를 비롯하여 야당·시민단체들과의 극한 대립을 불사하고 진주의료원 폐업 강행 실무를 선두에서 집행한 이들이다.
 
윤성혜 사무처장은 지난 4월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진주의료원 조례 개정안을 심사하던 당시 회의실 밖에 있던 야당 의원들의 진입을 막음으로써 여당의 날치기 처리를 도운 전력도 있다. 최근에는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조례안'에 관한 비용추계서 제출을 일부러 미룸으로써 도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방해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과 날카로운 각을 세운 윤 사무처장이 도의원의 의정활동을 돕는 도의회 사무처장 자리에 적합한지 의문이다. 야당 의원들과 싸우던 솜씨를 도의회에서도 발휘하여 여당을 지원하는 것이, 그에 대한 홍 지사의 바람인지 알 수 없다. 박 부시장의 경우 논공행상 논란 외에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노조 통영시지부는 올해 초 보건소장 인사에서 보건직 지방기술서기관이 임명된 데 이어 부시장 인사에도 보건직 지방기술서기관이 임명된 것은 인사의 합리성과 직렬 간 형평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 공신들을 어떻게든 영전시키려고 무리수를 쓴 점이 원인일 것이다.
 
윤 사무처장과 박 부시장은 진주의료원 폐업 과정에서 홍 지사의 입과 손발이 되어 움직였다. 공무원의 역할을 망각하고 단체장의 충복 노릇에 앞장선 자들이 보상을 받는 것이 공직 사회에 미칠 파문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행태 때문에 지역 사회에 남은 것은 극심한 갈등과 분열이다. 당사자들의 양식도 문제지만, 말 잘 듣는 공무원을 챙김으로써 공무원 사회의 복지부동을 조장하는 '막장' 인사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홍 지사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