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편 긴급 인터뷰(전공노위원장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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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합원 댓글 0건 조회 801회 작성일 14-09-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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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학회 개편안 절대 신뢰 못해”

정부·여당, 보험사 이익 대변 학회 내세워
논의서 직접 당사자’ 공무원 배제 안돼

이충재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22일 열릴 예정이던 새누리당과 한국연금학회의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의 거센 반발에 밀려 취소됐다. 공무원노조 등이 꾸린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소속 노동자 500여명은 토론회 장소인 국회 의원회관으로 몰려가 “연금개악 중단”과 “공적연금 강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인 이충재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23일 “정부와 새누리당은 직접 당사자인 공무원을 완전히 배제한 채, 대기업 보험·금융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연금학회를 내세워 공무원연금 개편안을 마련했다. 여당이 밀실에서 만들어진 공무원연금 개편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편과 관련한 국회 토론회조차 열지 못하게 한 것은 지나친 행동 아니었나?

“먼저 짚어야 할 점이 있다. 대기업 보험·금융사를 사실상 대변하는 연금학회가 만든 공적연금 개편안만큼은 절대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100만 공무원의 판단이다. 연금학회의 개편안에는 공무원의 낮은 급여 수준, 민간기업 노동자보다 훨씬 적게 받는 퇴직금, 기초연금과 고용보험·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한계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 평생 묵묵히 제구실을 하려고 노력해온 공무원으로서 이런 과정을 지켜보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공무원 사회의 분위기다.”

-‘낮은 급여 수준’이라고 했는데, 공무원 급여도 차츰 현실화되는 추세 아닌가?

“우리 같은 하위직 공무원 9급 초임은 연봉 1900만원이 안 된다. 중소기업을 다니면 한 해에 평균 2453만원을 받고 대기업 노동자는 한해 평균 3700만원을 받는다. 공무원이 퇴직수당이라는 명목으로 받는 퇴직금도 많아야 민간 기업의 39% 수준이다.”

-많은 국민의 인식은 ‘국민연금보다 많다’는 것이다. 일부 퇴직자의 공무원연금은 월 300만원을 웃도는 경우도 있다.

“맞다. 나도 공무원의 한 사람이지만 그런 고액 연금은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가능하다면 연금 상한액을 설정하는 게 형평성 측면에서 맞다고 본다. 그런데 언론이 이와 함께 다루지 않는 사실이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매달 급여의 4.5%를 납입하지만 공무원은 7%를 낸다.”

-공무원연금 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공무원연금을 손볼 필요는 있다. 다만 연금학회안은 폐기해야 한다. 정부와 각계 전문가, 공무원, 가능하다면 언론까지 함께 참여해서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 방안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지금 ‘당분간 선거가 없으니 밀어붙인다’는 식으로 나오는데, 너무 정략적이고 무책임한 발상이다. 우리가 연금을 개편하지 말라는 것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공직사회의 파국을 초래할 뿐이다. 국정 운영은 힘들어질 것이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