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 불통 농정 도민이 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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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민 댓글 2건 조회 1,685회 작성일 14-11-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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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가 농민 단체들과 협의해 도청 앞 나락 적재를 허용하고도 456포대에 이르는 나락을 진주의 미곡처리장에 보내 버린 것은 그냥 웃어 넘기기에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농민 단체들은 이를 절도 행위라고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밝혔다.
 
경남도가 농민 단체들과 평소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거나 갈등을 겪지 않았다면 이번 일은 촌극으로 치부할 만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농민들이 도청 앞에 처음 나락을 적재할 때 경남도는 경찰과 도청 직원들을 동원해 거세게 가로막았다.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경남도는 다음날 나락 적재 장소를 먼저 제시하고 농민들과 협의해 적재를 허용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에 일이 일어났으니 흥분하지 않을 농민은 없을 것이다.
 
농민 단체와 나락 적재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라고 하는 도 관계자의 말은, 경남도와 농민 단체들 간에 얼마나 기초적인 의사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알려준다.
 
'불통'은 갈등과 불신의 산물이다.
 
추수철 이후 농민들이 나락을 적재하는 시위를 벌인 것은 해마다 해오던 일이다. 나락 적재는 FTA 체결, 쌀 시장 개방 확대 등으로 갈수록 농업을 파탄에 빠뜨리는 정부 정책에 대한 농민들의 의사 표현이다.
 
그러나 경남도는 농민단체들이 연례 행사로 벌이는 일을 물리력으로 막으면서 소모적인 갈등만 일으켰다. 전국에서 일어난 농민들의 나락 적재를 방해한 지자체는 부끄럽게도 경남도가 유일하다.
 
더욱이 올해는 정부가 내년부터 쌀 시장의 빗장을 완전히 풀겠다고 선언하면서 농가의 불만이 그 어느 해보다 높다.
 
농민들의 분노를 헤아리지는 못할망정 집회를 물리력으로 막는 데 경남도는 급급했다.
 
10년 전인 2004년 9만 3869ha이던 경남도의 미곡 생산 면적은 2014년 7만 6158ha로 18.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곡 생산량은 45만 7583kg에서 37만 6568kg으로 17.7% 감소했다. 한편 경남농가가 2010년 14만 1431가구에서 2013년 13만 6708가구로 떨어지는 동안, 1ha 미만 농가가 10만 5076가구에서 10만 478가구로 감소한 반면 10ha 이상 부농은 485가구에서 800가구로 늘었다.
 
농업과 농민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영세 농가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농업과 농민을 살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경남도 본연의 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