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좋은 계절이 돌아와 새싹이 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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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새싹이 댓글 0건 조회 1,070회 작성일 15-04-20 14:11본문
어김없이 좋은 계절이 돌아와 새싹이 돋고 백화가 만발해 가는 곳마다 상춘객으로 붐비고 있다.
필자가 머물고 있는 주변에도 퇴계 선생이 그토록 사랑했던 매화가 활짝 피어 반기고 있다. 그런데 아름다운 계절의 화창한 날씨와 달리 사람들의 마음은 결코 편치 못하다.
우리 사회의 연이은 사건과 사고로 국민 모두 무언가에 짓눌려 있기 때문이다.
작년 이맘때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비탄에 잠겼고 얼마 전에는 `땅콩회항`과 어린이집 폭행사건이 공분을 자아냈다. 근래는 또 불법 정치자금 리스트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작년 이맘때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비탄에 잠겼고 얼마 전에는 `땅콩회항`과 어린이집 폭행사건이 공분을 자아냈다. 근래는 또 불법 정치자금 리스트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왜 연이어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근본 원인은 자기만을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인간관계인데, 이는 급기야 가장 가까운 혈연 공동체인 가정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젊은 부모는 어린 자식을, 젊은 자식은 늙으신 부모를 내팽개치는가 하면, 배우자마저 자신의 욕심을 위해 참혹한 죽음으로 내모는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족 간에도 이러한데 남들에게 무슨 짓인들 못 하겠는가.
사람은 본래 착한 본성을 타고났기에 남을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 맹자가 말한 어린아이가 우물가로 기어가는 것을 보면 뛰어가 구하려는 마음이 그것이다.
사람은 본래 착한 본성을 타고났기에 남을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 맹자가 말한 어린아이가 우물가로 기어가는 것을 보면 뛰어가 구하려는 마음이 그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일들은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살아가면서 자기중심적 소유욕이 생겨나고, 그 욕심이 착한 본성을 짓누르고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착한 본성과 욕심을 함께 지닌 것이 사람이다. 착한 본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 착한 사람(善人)이고, 악한 마음이 상대적으로 많이 있으면 악한 사람(惡人)이다.
세상이 살기 좋아지려면 착한 사람이 많아야 한다. 선인들은 그런 시대를 치세(治世)라 했고, 그런 사회를 대동(大同)이라고 했다.
세상이 살기 좋아지려면 착한 사람이 많아야 한다. 선인들은 그런 시대를 치세(治世)라 했고, 그런 사회를 대동(大同)이라고 했다.
역사상 존경받는 지도자는 착한 사람이 많은 치세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위대한 사상가들이 추구한 바도 그것이었다. 조선의 큰 학자이자 스승이었던 퇴계 역시 세상에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것을 평생의 소원으로 삼고 실천했다.
퇴계는 쉰 살 무렵 외척과 권세가들이 판치는 조정에서 홀로 세상을 맑게 하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고향으로 물러난다.
퇴계는 쉰 살 무렵 외척과 권세가들이 판치는 조정에서 홀로 세상을 맑게 하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고향으로 물러난다.
이후 왕의 부름에 거듭 고사하며 사람의 도리를 연구하고 이를 제자들에게 심어줘 착한 사람이 되도록 해, 이들이 훗날 조정에 나아가 좋은 세상을 만들게 하였다. 그는 자신의 할 일(吾事)을 이렇게 읊었다.
높은 곳에 머무는 것은 내 할 일 아니네(高蹈非吾事)
높은 곳에 머무는 것은 내 할 일 아니네(高蹈非吾事)
고향마을에 거처하면서(居然在鄕里)
착한 사람이 많아지길 소원하네(所願善人多)
이것이 천지가 제자리를 잡는 것이기에(是乃天地紀) 착한 사람이 많은 사회에서 나쁜 일이 생길 리가 없고 이기심으로 인한 반목과 갈등도 사라질 것이다.
퇴계는 50대에는 계상서당에서, 60대에는 도산서당에서 착한 사람을 길러냈고, 그의 사후엔 제자들이 도산서원을 세워 그 뜻을 이어갔다.
근래 방영되고 있는 징비록의 주인공 서애 류성룡 선생도 이때 배출된 제자 중 한 사람이다.
퇴계의 염원은 후손들에게 면면히 전해졌다. 21세기의 시작인 2001년, 평생을 교육계에 몸담다 물러난 퇴계의 16대 이근필 종손은 선생이 소원하던 착한 사람이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해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을 설립하고 15년째 그 일에 헌신하고 있다.
퇴계의 염원은 후손들에게 면면히 전해졌다. 21세기의 시작인 2001년, 평생을 교육계에 몸담다 물러난 퇴계의 16대 이근필 종손은 선생이 소원하던 착한 사람이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해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을 설립하고 15년째 그 일에 헌신하고 있다.
첫해 224명으로 출발해 작년에는 5만5503명이 수련에 참여하였다. 지난주에는 지방자치단체 간부 공무원과 은행의 지점장,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들도 다녀갔다.
그들은 퇴계 동상 옆에 새겨진 `소원선인다(所願善人多)`를 보고, `그가 소원한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을 그리면서,
그 반대편에 새겨진 `사친이효 애국이충(事親以孝 愛國以忠`을 보고, `효도로써 어버이를 섬기고 충성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이 시대의 착한 사람이 될 것을 결심하고 돌아간다.
도도한 시대의 탁류를 막기에 아직은 극히 미미한 숫자에 불과하지만, 멈출 수 없는 일이다.
도도한 시대의 탁류를 막기에 아직은 극히 미미한 숫자에 불과하지만, 멈출 수 없는 일이다.
그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다는 성경의 구절도 있고, 큰 강도 한 방울의 물이 모여서 이루어지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