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治가 죽어야 經濟가 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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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經濟 댓글 0건 조회 844회 작성일 15-04-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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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연초에 경제 활성화의 불꽃을 살리기 위한 강력한 정책들을 마련하고, 계류된 경제 활성화 법안들을 국회가 조기에 처리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어터진 국수 먹는 우리 경제가 불쌍하다”는 말까지 남겼다.
 
우리 경제는 가계부채 증가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경기가 극도로 부진한 상태다. 수출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조사에서는 경제 전문가들도 현 경제 상황을 위기라고 진단한다. 한국은행은 연초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3.4%를 최근 3.1%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기업인과 정치인이 서로 물고 물리는 작금의 현실을 보면 정부의 경제 살리기 최우선 정책은 공허하게 들린다.

이완구 총리는 취임 후 첫 대국민 담화에서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부패 사슬을 끊어낼 것이라고 대규모 사정을 예고했다.
 
 구체적인 척결 대상으로 방위산업 비리와 해외 자원개발 비리, 일부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 공직기강 해이를 거론했다.
 
부정부패 척결이 필요하기는 하나 자칫하면 그로 인해 연초에 언급했던 ‘경제 살리기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연못에 돌을 던지면 물고기가 숨어 버리듯이 사정 정국에서 기업인이 몸을 사리면 기업 활동과 소비시장은 위축된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해 부패 척결은 부메랑이 돼 정치권으로 되돌아왔다. 부패와의 전쟁이라는 정국 운영 전략이 만에 하나라도 정치적 야망이라는 사심(私心)을 곁들인 것이라면 정치인의 경제 살리기는 위장에 불과하다.
 
 자수성가한 기업가와 비자금 조성, 정경유착과 배신, 정적 흠집 내기, 누리꾼의 억측과 정·관계 규명, 거짓 해명, 언론의 지나친 관심 등 정치 막장 드라마의 종합 세트를 보고 있자니 차라리 정치가 죽어야 경제가 살 것 같다.

향기로운 꽃에는 나비가 찾아들고, 악취 나는 인분에는 파리와 구더기가 들끓는다. 진정으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치인은 기업인의 협조와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반면에 기업인에게 돈을 받고 뒤를 봐주거나 정치적 보복성의 기업인 길들이기로 허세를 부리는 정치인은 경제를 망치고 정치권에 빌붙는 부패 기업인을 만들어낸다.
 
정권 주변이나 기웃거리며 이권을 얻으려는 자들이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려면 권력을 이용해 돈을 챙기는 정치 구조를 뜯어고치고, 돈 정치에 익숙한 부패 정치인들을 퇴출시켜야 한다. 정치권이 먼저 나서서 폐쇄적 집단 이기주의에서 탈피해 자신의 환부를 도려내는 혁신을 해내야 한다.

부패와의 전쟁에는 고(故)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와 같은 청렴결백한 통치 스타일이 필요한데도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자기 밥그릇만은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관피아 추방 운동을 벌이고 나니 그나마 관리의 전문성마저도 없는 ‘정피아’가 대신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국토 균형 발전을 외치며 행정부와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내려보내고 나서 국회는 여의도에 남아 온 나라를 출장길로 만든다.
 
 ‘김영란법’에 기자와 사립학교 교원을 포함시키더니 정작 정치인들의 공익 목적 민원 전달은 부정청탁이라 하더라도 처벌받지 않게 했다.

권력 내부의 부패 구조를 과감히 혁파해 정치권이 먼저 깨끗하고 올발라지면 경제는 자동으로 살아날 것이다.
 
정치권에서 마당발로 통하는 성 전 회장은 엄청난 인맥을 구축하고 정성스럽게 관리했으나 결국 인맥의 칼날에 상처받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전에도 정치인과 부적절한 결탁을 한 기업인의 비참한 말로를 수없이 봐 왔다.
 
정치권이 스스로 ‘갑’의 권한을 내려놓고 정략적 의도를 배제한 채 ‘을’의 자세로 경제 살리기를 외친다면,
 
기업인도 정치 인맥 관리의 부담에서 벗어나 본업에 전념해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로 화답할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청렴도 순위에서 밑바닥에 있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고 부정부패를 근절해야 한다.
 
산재해 있는 적폐를 걷어내고 검은 거래를 차단해야만 대한민국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부패 척결과 경제 살리기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서는 엄격한 도덕사회를 지향하면서도 세계 최고의 기업 환경을 만들어줄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금의 정치 행태가 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