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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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명 댓글 0건 조회 883회 작성일 15-05-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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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救)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神)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對面)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砂丘)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