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이 담배피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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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꼰대 댓글 6건 조회 2,866회 작성일 16-01-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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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도청에 발령받던 시절

밤늦게 불켜진 도청이 자랑스럽고

비록 졸병이지만 윗사람들에게 욕먹어가면서 만든 보고서에 남겨진
지사님 싸인에 가슴 뿌듯해 하고

큰 행사를 마치면 수고했어 한마디에 저녁에 소주한잔 기울이며
마치 나라라도 구한듯 의기양양해 하던 시절이 있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도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긍심이 있었다


지금은 나이도 먹고 흰머리도 늘어나는데
밤늦게 주말에 일하는 내가 너무 초라하고

내가만든 보고서 지적받을까 걱정하고
또 그때문에 일 많아 질까봐 고민한다.

행사할때 뭔가 잘못되면 안된다는 강박에 마음졸이는

그런 소심한 공돌이가 되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는데
언제부턴가 칭찬보다는 상사는 질책하고 부하직원은 뒷담화하고
동료를 헐뜻기에 바쁜 조직 문화가 만연해 가고 있다.

그저 세상 변했기 때문이라 생각해야 하나?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