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떨어질 고성군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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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자수첩 댓글 4건 조회 4,115회 작성일 17-06-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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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 낙하산 인사 예고로 인해 사무관 자리 하나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 시, 군. 공무원들은 물론 노조와 군의회 지역사회단체까지 분노하고 있다.

인사가 예고된 지난 20일부터 고성군 공무원들은 대놓고 말 안하지만 권한대행에 대한 아쉬움, 도의 처사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단다. 군수가 없어 가뜩이나 위축되는데 이럴 수 있냐는 게다. 일각에서는 도가 일방적으로 결정해 공문을 내려 보냈다고 말이 돌며 예산과 부군수 인사권을 무기로 도가 갑질을 했다는 말도 나온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만약 군수가 있었더라도 이 낙하산 인사가 이뤄졌을까. 턱도 없다는 말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최평호 전임 군수가 받아들이기로 약속을 했다고 하는데 그건 최 군수가 밝히지 않는 한 모를 일. 백번 양보해 설사 그런 약속이 있었더라도 도의 처사는 섭섭하단다. 군수 궐위로 힘들 때 도청에서 용기를 주고 도와주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인데 군수 없다고 밀어붙이기식으로 내려 보내면 그게 어디 상부단체이냐는 것이다.

시 군에 고루 파견한다고 했는데 모 언론사의 조사를 보면 이것도 거짓말이다.

고성군에는 도에서 5급 사무관이 수년 전부터 파견돼 왔다.

지금도 고성군 상하수도사업소장은 도의 파견 공무원이다.

사무관 한 자리를 도가 차지하고 있었는데 한 자리를 덤으로 얹은 것이다. 그런데 진주시, 사천시, 밀양시, 하동군, 산청군은 부단체장 외 도 파견 공무원이 없다. 없는 곳도 있는데 고성은 두 자리로 늘어난다. 그래서 더욱 섭섭한 거다.

권한대행인 부군수가 도의 사람이고 도로 올라가야 하니 막지 못했던 지 아니면 동조했을 거란 의심도 갖는다. 속이야 알길 없지만 그랬을 거란 짐작에 수긍이 간다. 권한대행은 현재 고성군의 수장이다. 그를 믿고 620여 공무원들이 근무를 한다. 그 믿음에 상처를 받은 것이다. 도는 어려운 시기 권한대행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런데 힘을 빼버린 꼴이다.

승진이 공직의 목적은 아니지만 직장인에게 승진은 근면 성실의 보상이다. 수십년간 승진을 덤으로 보고 군민들의 위해 열심히 일해 온 고성군 공무원들에게 낙하산은 도둑질이다. 그리고 도둑을 막지 못한 권한대행이 원망스럽다는 게다.

이 일이 강행되면 고성군 공직사회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내년 선거까지 행정 동력은 약해진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 했다. 과했으면 되돌리면 된다. 그래서 도와 고성군수 권한대행이 반드시 풀어내야할 문제다.

김 진 현  경남신문 사회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