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탁승진과 특별승진을 7월에는 확대 시행할테니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해달라."

김경수 지사님께서 간부회의에서 지시하셨습니다.

어려운 일을 쉽게 지시하시는 지사님은 참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이십니다.
누가 그 시스템을 만들지 모르겠지만, 도청에 그 능력을 갖춘 분이 계시다면 저는 앞으로 그 분을 존경할 것입니다.

지사님께서 도지사가 아니라 경찰청장 이셨더라면 아마도 "경남도에는 앞으로 교통사고가 단 한 건도 나지 않도록 신호시스템을 만들어 보세요.", "도둑이 없는 경남이 되도록 방범 시스템을 만들어 오세요."라고 하시지 않으셨을까요?

최선의 요구를 하고 계십니다.

도민을 위하고 도정을 위해 내부 인사 시스템의 완벽을 요구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 부합하는 것인지 냉정하게 살펴보면 저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저도 공무원을 꽤 했지만 기관장이 바뀌어도 인사 시스템이 바뀌어도 늘 인사는 불만족스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고 각기 맡은 업무가 모두 다르고 그것을 평가하는 사람이 모두 다른데 어떻게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요?
가장 최선의 인사는 가장 덜 불평스러운 인사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 제가 너무 수동적 생각에 빠진 것일까요?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인사 시스템 개선을 위해 고민하고 있겠죠? 광역단체만 17개, 기초단체는 200개가 넘는 곳에서 인사 제도의 고민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우리도에서도 과거에 그런 고민 안했을까요?

기존의 시스템에서 왜 발탁인사, 특별승진의 고민을 해보지 않았다고 생각 하십니까?
지금 정착되어 있는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가 가장 공평하고 말이 없는 방식이라는 생각은 고리타분한 공무원의 시각인가요?
특별승진 제도가 있지만 그것을 남용하지 않고 예외적으로 활용해 온 이유가 무엇일까요?

공무원의 시각은 틀렸고 도지사의 시각은 정당하다는 생각, 그 생각 자체가 혹시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제안 드립니다.
김경수 지사님께서 본인이 직접 그런 시스템을 틈틈이 만들어 직원들께 공개해 보시면 직원들이 지사님을 끔찍히 존경하리라 생각됩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남에게 시키시는 분은 아니실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