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싸움 아니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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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밥그릇 댓글 0건 조회 732회 작성일 07-05-0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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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둘째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한 학부모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오후 6시까지 아이를 맡기는 명목으로 첫 달 내야했던 돈이 이것 저것 명목을 붙여 보육비를 포함해 100만원 이상이었다는 것.

23일 창원시청 기자실에서 창원시 민간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연합회·미술학원연합회(웅남동 회원)로 구성된 '창원시 시립어린이집 설립반대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했다. 그들은 "아이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있는 유치원도 무너뜨리고 시립 어린이집 건립에 몇십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혈세 낭비"라고 주장했다. 또 "결코 밥그릇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그들은 "시립어린이집에 아이들이 몰리면, 거기서 밀려나서 아이를 보내지 못하는 부모의 상실감은 생각해봤느냐"는 말도 했다.

기자회견장에서 그들에게 앞의 학부모 사례를 들려줬다. 학부모들이 사립 보육 시설에 대해 느끼고 있는 불만을 알고는 있는지, 이와 관련해 학부모들을 납득시킬 만한 대책은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기자회견이 끝나고 2시간 쯤 후 전화가 왔다. "그 시설이 어디인지 밝히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 곤란하다"고 말했다. "어디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과 유치원들이 스스로 노력해서 학부모의 호응을 얻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필요하다면 몇군데 표본 조사를 해보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막무가내였다. "여성가족부에 민원 신고를 하겠다"고 밝힌 상대방은 무슨 책임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임을 져라"며 "앞으로 말조심하라"고 경고했다.

결국 기자가 "먼저 해당 부모에게 밝혀도 되겠는지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그는 "필요없고, 다른 방법으로 알아보겠다"고 응수해왔다.

정말 학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단지 "밥그릇 때문이 아니다"라고만 말한다면 그 목소리에 누가 귀를 기울이겠는가.

사립 시설들이 시립 어린이집을 반대하고 나선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학부모의 공감부터 얻어야 할 것이다. [이 게시물은 전체관리자님에 의해 2007-10-10 06:57:03 나도한마디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