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선 노조가 기업 더 걱정(중앙일보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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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병산 댓글 0건 조회 1,562회 작성일 07-05-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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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선 노조가 기업 더 걱정 [중앙일보]
`눈앞 임금인상보다 경쟁력 택하겠다`
오늘은 노동절 … 외국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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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 최대 노동단체인 렌고(連合)는 정부에 특이한 제안을 했다. "연료전지 등 친환경첨단제품을 개발하는 업체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대폭 확대해 달라"는 것이다. 구보타 야스오(久保田泰雄) 렌고 전무이사는 "자원이 별로 없는 우리로선 첨단 제품을 키우는 것이 세계 무대에서 일본 기업이 사는 유일한 방법인 데다 환경을 중시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선 부분파업이 발생했다. 회사가 생산라인을 조정하기 위해 근무형태를 1교대에서 2교대로 바꾸는 것에 노조가 반기를 든 것이다. 근무형태를 바꾸면 초과 근무수당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동차 회사가 신차를 만들기 위한 생산조정을 하거나 인력을 재배치할 때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 한국 노동계의 현실이다.

일본 노조는 세계 경쟁력을 생각하고 한국 노조는 아직까지 자신의 월급 봉투와 근무 조건에만 집착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심원술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의) 전경련.상공회의소에서나 들을 법한 얘기를 일본에서는 노조가 하고 있다"며 "노조가 10년 뒤 뭘 먹고 살지를 걱정하는데 일본 경제가 살아나지 않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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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보는 일본 노조=도요타자동차 노조는 2002~2005년 임금을 동결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월 1000엔(7780원)만 인상했다. 도요타자동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6000억 엔(약 12조4480억원)으로 사상 최고였다. 그런데도 인상폭은 지난해와 같다.

산별노조인 덴키렌고(電機連合)의 오사무라 야스히코(長村泰彦) 부위원장은 "자동차.전기산업 등 모든 부문에서 기업들이 국제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노조도 그 한 축에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쟁에서 회사가 살아남아야 노동자가 산다는 생각에서 눈앞의 임금 인상보다는 기업 경쟁력을 중시한 선택이다.

330여 개 지점을 거느린 리소나 은행은 2004년부터 창구 마감 시간을 오후 3시에서 5시로 두 시간 연장했다. 고객의 편의를 중시해야 경쟁에서 이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쓰이스미토모 등 대형 은행들도 영업시간 연장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금융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영업시간을 오후 3시로 오히려 1시간 줄이는 안을 포함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4시에 영업을 마감한 뒤 결산 등을 하다 보면 6시에 퇴근하지 못한다는 게 이유다.

◆ 때만 되면 파업하는 한국 노조=일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 나카무라 료지(中村良二) 부주임연구원은 "경제가 어렵다면서 어려움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의 한 축인 노조의 역할에 비춰볼 때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때만 되면 파업을 반복하는 한국 노조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나카무라 연구원의 지적대로 한국 노동계는 6월부터 시작되는 임단협 협상을 앞두고 벌써부터 투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당장 금속노조가 4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한.미 FTA저지와 성과급 축소, 임금피크제 저지 등을 내세워 총파업을 할 예정이다.

한국 노동계 인사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10년간은 민주화를 위해 (투쟁이)어쩔 수 없었다지만 이후 10년은 때만 되면 파업하는 노조의 관행적인 강성 투쟁으로 잃어버린 10년이 됐다"고 지적했다.

도쿄=김기찬 기자

◆ 렌고=1989년 총평, 노동동맹, 신산별, 중립노련 등 4개의 중앙노동조직이 통합돼 출범했다. 50년대 초부터 계속된 노사 간의 극한 대립으로는 회사도, 노동자도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에서 온건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노사 간 사전 협의▶생산성 향상▶기업의 성장을 통한 고용 증가 등 3대 운동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 현재 렌고의 조합원 765만 명으로 일본에서 가장 큰 노동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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