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판짜기’에서 손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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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선 판짜기’ 댓글 0건 조회 710회 작성일 07-05-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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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판짜기’에서 손떼야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9일 ‘범(汎)여권 대통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다시피 했다. 보기 나름으로는 사전 교감인가 싶을 정도다. 노 대통령은 하루 앞서 18일 광주에서 거행된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다시 지역주의 후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범여권에서 논의중인 민주당과의 통합을 ‘지역주의 후퇴’쯤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바로 그 이튿날인 19일 광주 무등산 산행 연설에서는 “대의(大義)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분열되고 깨지는 것은 옳지 않다. 대세를 잃는 정치를 하면 안된다. 우국지사는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치는 다르다. 제가 속한 조직의 대세를 거역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룻밤새 ‘대의론’에서 ‘대세론’으로 선회한 느낌이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정세균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제3지대 창당론을 지지한다는 의미”라며 “필요하다면 당 해체에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고 한다. 5·18 기념식장에서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지역감정 해소를 강조해 ‘우국의 대의론’을 폈다가 이내 열린우리당 해체 움직임 속에서 ‘대세론’에 편승해 스스로 ‘정치적 고아’로 남지 않으려는 것이라면 우리는 노 대통령의 ‘원칙’ 그 본질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은 2월28일 열린우리당 당적을 공식 정리한 후 열린우리당 해체를 주장하는 세력에 대해 ‘당신들’ ‘구태정치’ 등 온갖 막말을 다 동원해왔다. 그런 노 대통령이 ‘제가 속한 조직의 대세’를 말하고 있으니 ‘위장 탈당’으로 비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은 19일 독일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범여권 통합 문제는) 국민이 바라는 것을 해야 하고, 그렇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구도로의 대선구도 재편론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이다. 20일엔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만나 “북한측이 손 전 지사에게 적극적인 것 같다”며 ‘북한의 평가’까지 전했다. 범여권을 ‘민주당 + 열린우리당 탈당파 + 열린우리당 잔류세력’간 통합을 통해 ‘도로 민주당’으로 만들고 이념적 동조세력을 합쳐 ‘지역 + 이념’의 전통적 지지세력을 복원함으로써 ‘좌파 정권’을 연장하려는 DJ의 복심(腹心)이 그대로 배어 있다는 게 우리 시각이다.

범여권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이라는 ‘위장 신장개업’을 통해 정권 재창출을 시도하는 것은 책임정치와 정당정치의 근본을 훼손하는 정치 패륜에 가깝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지적이다. 노 대통령과 DJ는 그같은 정치 공학, 곧 ‘대선 판짜기’에서 손을 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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