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님께 고합니다. 참으로 태평성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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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록위마 댓글 9건 조회 3,854회 작성일 26-10-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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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의장님, 그리고 선배·동료 공무원 여러분

우리 의회의 관리자분들은 참으로 부럽습니다
인사배치에 문제가 있으면 ‘적응력 탓’
건강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면 ‘개인 사정 탓’
반복되는 부서 이동에 불만을 제기하면 ‘성격 탓’을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 직원이 참다못해 의원면직을 결정해도
그 결론은 늘 한결같습니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인사는 조직이 독단적으로 하고 책임은 전적으로 직원이 지는
참으로 편리하고 이기적인 조직입니다.

최근 또 한 명의 직원이 공직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매 인사철마다 반복된 부서 이동
그리고 건강 상태조차 고려하지 않은 가혹한 배치 속에서
오랫동안 공직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느껴왔다고 합니다.

수술 후 회복 중인 직원에게
현장직을 제외하면 부서에서 출장이 가장 많은 자리를 맡겼습니다
전 인사계장은 도대체 어떤 사정을 고려하고 인사를 단행한 것입니까?

그 많은 업무를 묵묵히 감당해 냈음에도
돌아온 근무성적평정은 까마득한 후배들보다 한참 뒤였습니다
결국 이번 근평이, 그 직원이 쥐고 있던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게 만들었습니다

떠나면서 직원이 말했습니다
이제 더 열심히 할 자신이 없고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온전한 사람 한 명으로 봐 줄지 모르겠다고

조직이 정한 자리에서 일은 다 시켜놓고
평가는 뒤로 밀어버리는 것이 우리 의회가 말하는 공정한 인사 원칙입니까?

더욱 분개스러운 것은 부서장의 태도입니다

본인 부서에 본인 같은 정치공무원 키즈들을 계장으로 배치하고
떠나는 직원을 향해
“원래 성격이 그렇다”, “지가 하는 게 뭐가 있다고 불만이냐”
라는 취지의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직원이 떠난 진짜 이유를 살피기보다 직원 자체를 문제 삼으면
관리자의 무능과 책임은 참 쉽게 세척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대윤께 묻겠습니다.
정치공무원의 편향된 설명검증은 얼마나 제대로 하고 계십니까?
정치공무원이 말하면 '사실'이 되고
힘없는 직원이 호소하면 '불만'이 되는 조직입니까?
굳이 직원들과 점심 먹을 게 아니라 생각부터 바꾸세요

내년도 승진 인사를 두고도 벌써부터 불협화음이 무성합니다
특정 관리자와 가까운 직원들이
까마득한 선배들을 앞설 수 있도록 유리한 판을 깔아두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윗선의 인사 공정성조차 해결하지 못했으면서
이제 그 의심의 불씨가 하위직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장기교육은 또 어떻습니까?

특정 정치공무원이 현 의장과 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년 교육 순번을 바꿔서 떠난다는 소문이 돕니다
이제는 장기교육 일정마저 개인의 '상사 선호도'에 맞춰 썼다 뺏다 하는 것입니까?

도청 직원 여러분, 팝콘 준비하셨습니까?

밖에서 굳이 흔들지 않아도 안에서 알아서 자멸해 주고 있으니
의회 직원들이 개소리를 해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도청에서는 팝콘을 드시며 흥미진진하게 관람 부탁드립니다
안에서 피눈물 흘리며 일하는 우리 직원들에게는 웃을 수 없는 비극적인 현실입니다

의장님

떠나는 직원의 성격을 탓하기 전에
우리 조직이 얼마나 파행적인 인사를 거듭해 왔는지부터 철저히 파악해 주십시오

직원은 떠납니다

이제는 남은 관리자들과 책임자들이 답할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