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교환은 절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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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큰일이다 댓글 0건 조회 1,294회 작성일 07-08-0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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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사람들 “가슴 아프지만…맞교환 성사는 회의적”
“자국민 납치 땐 아무 조처 안하더니…” 민심 착잡
“이탈리아 인질 맞교환이 한국인 납치 불러” 시선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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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계속 탈레반 수감자와 인질의 맞교환을 거부한다면, 인질을 추가 살해하겠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1일 밤 전화통화에서 “아프간과 한국 정부가 협상에 진지하게 응하지 않고 있다. 탈레반 수감자와 맞교환하는 석방 조건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이 증거”라며 한국과 아프간 정부를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4명을 추가 살해하겠다고 했다는 보도는 오보”라며, “4명이라는 구체적 숫자를 밝힌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질 모두의 건강이 별로 좋지 않고, 특히 여성 인질 2명은 심각하다”고 했다. 누가 위독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곳 카불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인질 맞교환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한다.

대부분 “가슴 아프다” “빨리 풀려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지만,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과 외국 정부의 꼭두각시라는 건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자국 국민이 납치됐을 때는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더니 외국인이 납치되면 왜 온갖 것을 해주느냐”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이번 사건을 지난 3월 이탈리아·아프간 기자 납치 사건의 연장선에서 보는 것이다.

아프간 기자 아즈말 낙슈반디는 지난 3월5일 이탈리아 기자 다니엘레 마스트로지안코모와 함께 납치되었다. 정부는 3월19일 현재 탈레반의 남부 사령관인 만수르 다둘라 등 탈레반 수감자 5명을 풀어주고 이탈리아 기자를 구해냈다. 그러나 아즈말은 4월8일 참혹하게 참수된 채 발견됐다.

이런 상태에서 터진 한국인 인질 사건을 잘못 처리하면 정권 자체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아프간 정부에 있다. 카르자이 정부가 아무리 외세에 휘둘리는 정부라도, 지지세력의 민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1일엔 가즈니주에서 2주 전 납치됐던 아프간인 판사 4명이 머리와 몸에 총을 맞아 살해된 채 발견됐다. 한국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은 더욱 힘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 아프간 정부로서는 이번 사태를 놓고 적극적으로 협상해야 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자신들의 정권을 앗아가려는 탈레반에게 수감자 석방이란 실리와 정치적 성과를 줘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아프간 정부 주변의 기류이다. 탈레반과 협상하지 않는다면, 탈레반으로서는 인질살해라는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는 선택에 직면해야 한다. 국내외에서 반탈레반 정서를 키울 수 있는 소재이다.




오히려 아프간 정부쪽에서 은근히 한국 협상단을 비난하는 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아프간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 협상단은 힘도, 권한도 없다. 그들은 가즈니에 가서도 협상을 잘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가즈니의 탈레반 주지사 물라 만수르와 직접 협상하거나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지역의 탈레반 고위 지도부를 통해야 하는 데 현재로서는 한국 정부가 이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한다.

유적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 비정부기구 직원인 아나는 “지난 10년 동안 국내 인질사건에서 협상을 없다는 원칙을 지켰던 이탈리아 정부가 아프간에서 자국 기자 납치사건에서 그 원칙을 훼손했다”며 “그 결과가 한국인 인질사태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맞교환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쪽에서는 군사작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불안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불/강경란 분쟁 취재 전문 프리랜서 피디(FNS 대표)

강경란 피디는 1990년대말 탈레반 치하부터 아프가니스탄을 깊이 있게 취재해 왔다. 지난 5~7월 탈레반이 지배하는 남부 칸다하르에 머물며 아프간의 깊숙한 진실을 취재한 ‘2007 아프간 지독한 전쟁’이 지난 29일 <한국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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