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내부논란 상태서 검증절차 없이 기금 지원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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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민일보 펌 댓글 0건 조회 1,700회 작성일 07-08-1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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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만 잘 꾸미면 예산 '거저먹기'?
경남국악협회, 바다축제 본래 취지 안맞게 합천서 개최
경남도, 내부논란 상태서 검증절차 없이 기금 지원 '물의'
newsdaybox_top.gif 2007년 08월 13일 (월) 임채민 기자 btn_sendmail.giflcm@idomin.com newsdaybox_dn.gif
도 문예진흥기금을 받는 예술단체는 본래 취지에 어긋나게 사업을 추진한다. 또 이를 관리하고 감독해야할 경남도 문화예술 행정은 검증 절차없이 예산만 퍼주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경남국악협회에서 주관하고 올해로 6회 째를 맞는 '여름바다축제'라는 행사가 있다. 올해 초 도문예진흥기금 300만원 지원이 결정되었고, 경남국악협회는 얼마전 교부금 신청서를 경남도에 제출해 예산을 지원 받았다.

경남도는 "서류상 아무런 문제가 없어 지원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서류상으로는 모든 것이 깨끗한(?) 이 행사의 실태는 온갖 의혹에 휩싸여 있다.

그리 큰 예산이 지원된 행사는 아니지만, 주먹구구식 경남도 문화예술행정과 그 맹점을 악용하는 예술단체가 결합해 만들어낸 사례라 할 수 있다.

◇바다축제를 합천에서? = 여름바다축제의 최초 기획자인 여현주(전 경남국악협회장) 창원국악협회 지부장은 여름바다축제에 대해 "국악협회 회원들의 친목도모와 국악의 저변확대를 위해 지난 2002년 남해에서 첫 행사를 열게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1박 2일동안 각 지부 소속 국악인들이 바닷가에 모여 수련회도 하면서 그 지역 주민들에게 국악 공연을 선사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행사가 지난해부터 바다가 없는 합천군에서 열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제 6회 여름바다축제를 준비한 이옥순씨는 "합천에도 강이 있고, 바다축제라 해서 꼭 바다에서만 하라는 법이 있나"라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문예진흥기금을 지원 받을 땐 독립적인 공연으로 치러지기로 되어 있던 이행사가 합천예총이 주관하는 '합천 예술제'의 부대 프로그램으로 배치돼 공연된 바 있어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경남국악협회 명의로 펴낸 '제 6회 바다축제'의 공연프로그램과, 합천예총 명의로 펴낸 '합천예술제' 공연 프로그램 속 국악 공연 레퍼토리는 그대로 일치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합천예술제 프로그램에는 '예술제 전야 축하공연-한 여름밤의 국악 한마당'이라는 제목이 달려있고, 그 주관처는 경남국악협회가 아닌 합천국악협회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두 팸플릿 속 공연 날짜와 장소 또한 똑 같다.

여름바다축제를 이미 다른 곳에서 했고, 그 공연 레퍼토리를 그대로 옮겨와 '합천 예술제' 프로그램에 넣었다면 문제될 게 없겠지만, 똑 같은 공연이 '여름바다축제'와 '합천예술제 전야 축하공연'이라는 두 개의 이름을 달고 동시에 벌이지게 된 것이다.

합천예총 관계자는 "경남국악협회가 합천에서 공연을 한다기에 예술제 프로그램 속에 넣은 것뿐이지 초청료나 그 어떤 경비도 지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경남국악협회장은 누구? = 경남도는 바다축제의 취지나 사업목적만 제대로 체크했다면 의문을 가졌을 법도 한데, "서류에 이상이 없었다"라는 해명을 반복하고 있다.

그 '이상 없는 서류'는 정말 이상이 없을까?

현재 경남국악협회는 심각한 내분 사태에 직면해 있다. <본보 6월 29일자 4면 보도>
현재 '임시총회결의 무효청구소송' 본안판결을 앞두고 있고, 직무정지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공석이 된 경남국악협회 직무대행 자리를 놓고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남도는 경남국악협회 이사회에서 경남국악협회가 이옥순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게 되었다는 공문을 접수한 바 있고, 교부금 신청서에 찍힌 '경남국악협회장' 직인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 '임시총회결의 무효청구소송' 본안판결의 경남국악협회 재판 당사자는 조현석 직무대행으로 되어 있다. '이옥순 체제냐 조현석 체제냐'가 아직 판가름 나지 않은채 내부적으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경남도는 공문과 서류만 믿고 기금을 지원하게 된 셈이 되었다.

이때문에 '서류만 잘 꾸미면 예산은 쉽게 탄다'는 기형적인 예술계 풍토를 경남도 문화행정이 앞장서서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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