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1…경제지도자 바라는 시대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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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제지도자 바라는 시대흐름? 댓글 0건 조회 801회 작성일 07-08-2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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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도자 바라는 시대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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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사장 출신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최근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범여 권 진영도 `맞춤형 대항마`를 자처하는 최고경영자(CEO) 출신 후보들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김혁규 열린우리당 전 의원이 세계 경제 중심지 뉴욕에서의 기업 경영 경력을 살려 `글로벌 CEO론`을 들고 나왔고,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도 23일 `동북아 CEO`를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다.

문 사장은 이날 `대한민국 희망 제안` 행사를 열어 "`건설ㆍ재벌 중심 가짜 경제`에 맞서 성장과 복지를 함께 추구하는 `사람ㆍ중소기업 중심 진짜 경제`를 이루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문 사장은 `동북아 CEO론`을 내세우며 일자리 500만개 창출,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 환황해권ㆍ동해권 벨트 구축 등 핵심 공약을 제시했다.

1974년 유한킴벌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문 사장은 1995년 46세 나이로 사장에 오른 뒤 12년간 회사를 경영해 왔다.

2003년부터는 킴벌리 클라크 북아시아 총괄사장도 겸임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도입한 4조2교대 등 노사상생, 평생학습, 윤리경영 모델은 대표적 경영혁신 사례로 재계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같은 CEO 출신 대선 후보들에 대해 "시대의 흐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세계적으로 CEO 출신이 국가 최고지도자가 된 예가 없다"는 반론이 교차하고 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CEO 출신 대통령 후보의 출현은 시대의 한 흐름"이라며 "특히 유권자들이 기존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불신이 높기 때문에 정치권 외부에서 신선한 인물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1992년과 2002년 정주영 현대 회장과 정몽준 의원이 대선에 출마하고, 이명박 전 시장이 이번 대선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국가 지도자는 국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강한 신뢰감을 국민에게 주는 것이 1순위"라며 "이런 환경에서 CEO 경험은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소장은 경제 지도자의 조건으로 단순한 CEO 경험뿐 아니라 과거 업적과 국정 운영 경험을 꼽았다.

그는 "이명박 전 시장은 현대 CEO 출신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며 국정 운영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 줬다"며 "반면 문국현 사장은 단순히 CEO 경험만 갖추고 있어 아직까지는 콘텐츠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CEO 출신 후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만만치 않다.

이윤 추구가 목표인 회사를 `경영`하는 CEO와 국가를 `통치`하는 대통령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논리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와 정치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라며 "경제는 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고려하는 반면 정치는 통합과 합의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경제를 우선시하다 보니 정치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을 지키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경제가 중요하다고 해서 정치적 리더십이 실종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신당 민병두 의원도 "재벌 출신인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와 후버 미국 전 대통령은 모두 기업인 출신이지만 정치 지도자로서 실패했다"며 "정당제도가 발달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정치 경력이 없는 사람이 국가 지도자를 맡는 사례가 별로 없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정 산업에서 자사 상품의 점유율과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는 목표에 대해서 기업 내 구성원들 사이에는 이견이 전혀 없다"며 "이런 조직의 지도자와 부자ㆍ빈자, 고학력자ㆍ저학력자, 다양한 의견을 가진 국민을 이끌고 나가야 할 정치 지도자는 다르다"고 일갈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대 교수는 "CEO와 대통령의 가장 큰 차이는 약자에 대한 관점에서 시작된다"며 "이윤 추구를 위해 재무제표를 바라보듯이 국가를 경영하면 약자에 대한 배려는 실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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