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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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댓글 0건 조회 826회 작성일 07-09-11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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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외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바로잡지 말라
 
중국 고대의 문선()의 악부시(樂府詩) ‘군자행(君子行)’에, “군자다운 사람은 그렇게 되기 전에 방지하여, 혐의(嫌疑)를 받을 곳에는 있지 않는다네.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않으며, 오얏나무 아래서는 관을 고쳐 쓰지 않는다네.[君子防未然. 不處嫌疑間. 履, )]”이라는 구절이 있다.
 
남의 집 외밭을 지나가다가 허리를 구부려 신발을 고쳐 신는다면, 멀리서 볼 때 꼭 외를 따고 있는 것처럼 보여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자두가 주렁주렁 달린 오얏나무 밑을 지나가면서 손을 올려 갓끈을 고쳐 맨다면 멀리서 볼 때 손을 뻗어 자두를 따고 있는 것처럼 보여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의심받을 짓은 미리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늘날처럼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인터넷에 올려 유포시켜 버리고 난 뒤에는 다시 해명(解明)을 하여 혐의를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 있다.
 
열녀전()》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중국 전국시대에 제()나라는 위왕()이 즉위한 지 9년이 되도록 나라가 편안하지 않았다.
 
그것은 못된 신하 주파호()에 의해 국정이 휘둘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후궁인 우희()가 주파호의 횡포와 음흉함을 왕에게 호소했다.
 
“주파호는 뱃장이 검은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등용하지 않음이 옳습니다.
 
대신에 북곽선생()이라는 현명하고 덕망이 있는 분을 부르십시오.”
 
이것을 안 주파호가 거꾸로 우희와 북곽선생이 내통하는 사이라고 모함하였다.
 
왕은 우희를 9층 누각에 감금하고 직접 심문하였다.
 
우희는, “저에게 죄가 있다면 첫째 오이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않고 오얏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 관을 바로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지키지 않은 것이고, 둘째는 평소에 사람들의 신뢰를 받지 못한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우희는 자신의 불찰을 사죄하고 주파호의 비위를 예를 들어가면서 호소하였다.
 
우희의 말을 들은 왕은 갑자기 꿈에서 깨어나는 듯함을 느꼈다.
왕은 그녀의 유폐를 풀고 간신 주파호를 삶아 죽였다.
 
그리고 정사를 바로잡아 제나라를 다시 부강하게 만들었다.
 
조선(朝鮮) 중기의 대학자이자 정치가인 율곡(栗谷) 이이(李珥)선생이 병조판서(兵曹判書)로 있을 때,
 
말단 무관인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장군의 이름을 듣고 한번 오라고 전갈을 보냈다.
 
그러나 이순신장군은 “율곡이 병조판서에서 물러난 뒤 가도 늦지 않다”라고 하고는 가지 않았다.
 
둘 다 본관이 덕수이씨(德水李氏)로 서로 19촌쯤 되었는데, 남들로부터 친척이라 봐준다는 혐의를 받게 될까 이순신장군이 꺼려했기 때문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상피제(相避制)라 하여 부자간이나 형제간에는 같은 직장이나 상하관계가 형성되는 관직에는 같이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있었다.
 
퇴계(退溪)선생이 충청도 단양(丹陽) 군수로 근무하고 있는데. 형인 온계(溫溪) 이해(李瀣)가 충청도 관찰사로 부임하게 되었다.
퇴계선생은 즉각 경상도 풍기(豊基)군수로 전직되었다.
 
오늘날 사람들은 조선시대보다 모든 것이 발전했다고 생각하면서도. 혐의를 받을 일을 공공연히 더 많이 자행하고 있다.
 
어떤 특정 학교 출신이 고위직을 차지하게 되면, 곳곳에 그 학교 출신들이 포진한다.
 
능력이 있어서 발탁되면 괜찮겠지만, 능력도 없는데 학연(學緣) 덕분에 그 자리에 앉는다면, 많은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국가의 장래를 망칠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능력 있는 사람마저도 학연 덕분에 발탁되었다고 많은 사람들의 오해를 살 수가 있다.
 
사람을 사귀거나 관계를 맺을 때도 남의 혐의를 살 짓을 미리 하지 않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 돈 많은 사람과 자주 어울리면,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을 지목하여 돈 많은 사람의 덕을 보려고 한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특히 공직자(公職者)들은 처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최근 국무총리가 브로커나 부정한 기업가와 자주 골프를 쳐 말썽이 되고 있다.
 
총리에게 접근한 사람들이 어떤 저의가 없었다고 누구도 믿지 않는다.
 
그런데 그 사태를 해명하는 사람들의 말이 각각 다 다르니 더욱 더 혐의가 불어난다.
 
애초에 혐의를 받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좋고, 이미 혐의를 받았다면, 솔직하게 사실대로 이야기하여. 용서를 구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잘못을 하고서도 고치지 않는 것을 잘못이라 한다
 
[過而不改. 是謂過矣]”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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