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업무추진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댓글 0건 조회 1,233회 작성일 07-10-11 16:44

본문

경남도지사와 부지사가 손님 접대 명목으로 구입하는 음료수와 과일값으로 한달에 약 2백만원씩 지출하고 한자리 접대비로는 100만원 가까운 비용을 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지사 등 3인이 쓰는 업무추진비 거의 대부분은 법인카드로 결제되며 주 명목은 기관운영비와 시책추진비로 분류돼 있다.

11일 도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김 지사가 1년에 업무추진비로 쓸 수 있는 금액은 기관운영비 1억5200만원과 시책추진비 1억2000만원 등 모두 2억7200만원이다. 또 행정부지사와 정무부지사는 각각 1억80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편성받는 등 3명에게 6억3200만원이라는 예산이 1년간 쓸 수 있도로 배정돼 있다. 보기에 따라선 재벌그룹 오너 못지 않은 돈을 물쓰듯 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 막대한 금액을 어디에 쓰고 있는 지 6~8월 3개월간의 내역을 <경남연합일보>가 취재했다. 취재 결과 3인이 3개월여 동안 쓴 금액은 9490여만원으로 드러났다.

1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의 대부분이 3명이 만나는 고위 인사 혹은 손님에게 접대하는 식사비, 소위 말하는 만찬·오찬·간담회 명목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을 제외한 점심·저녁 식사비가 오찬·간담회 비용으로 결제되고 위 금액 중 3300여만원은 도지사실, 부지사실의 손님 접대용 음료값과 과일 값 및 도정 협조인사라 기재돼 있는 애매한 지칭의 인물들에게 쓰여진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매달 도정협조인사라는 명칭의 불특정인에게 축·조의 화환구입 및 선물 구입비용으로 소비되고 있었다.

선물 또는 화환구입의 시기도 대개 일치했다. 도지사가 10건의 축·조의 화환 구입으로 89만을 결제했던 지난 6월 12일 정무부지사 45만원 행정부지사도 85만원을 같은 명목으로 동시에 결제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후 7월과 8월도 별차이 없는 비슷한 시기에 도정협조인사에게 화환이 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도정협조인사에게는 매달 제공되는 축·조의 화환 뿐 아니라 1만5000원 상당의 녹차 세트 100개, 머그잔, 실크 스카프 200여개 등이 다량 지급됐고 오찬 역시 수회에 걸쳐 카드로 결제 됐다.

경남도에 따르면 김태호지사가 선물 구입비와 오·만찬 비용으로 지출하는 금액이 한달 평균 1500여만원, 2명의 부지사는 각각 700여만원을 쓰고 있다.

김 지사가 8700여만원, 행정부지사 8400여만원, 정무부지사 7900여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자신들이 받는 연봉의 많게는 3배에 달하는 금액을 업무추진비로 쓰여지고, 이들 비용 대부분이 접대비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도지사의 접대비 중 많게는 한번에 98만원, 96만4000원이 결제되고 있다. 행정부지사의 경우도 지난 8월 29일 도 시책홍보를 위한 언론인과의 간담회에 47만3000원, 도 체육회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49만1000원을 하루에 결제했다.

이에 앞서 7월 27일에는 수산자원조성사업 점검반과의 간담회, 항만정책 관계관과의 간담회에서 각각 49만원과 98만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이들 3인이 손님 접대 명목으로 구입한 음료수와 과일 값은 지난 6~8월 3달간 581만4000원치에 이른다. 1인 평균 193만8000원을 음료수와 과일 값으로 지출한 셈이다.

지출 시기도 3인 모두 비슷했다. 8월 7일 도지사 74만4000원, 정무부지사 49만7000원, 행정부지사 55만3000원을 음료값으로 동시에 결제했고, 정부지사는 이후 22일 다시 과일값으로 44만원을 한번 더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7월 6일에 도지사 77만5000원을 음료, 정무부지사가 43만원을 과일값으로 결제한데 이어 10일 정무부지사가 32만9000원 행정부지사 46만2000원을 음료값으로 각각 결제했다.

6월에도 상황은 마찬가지. 11일 도지사와 행정부지사가 음료값으로 67만7000원, 45만7000원을 결제한데 앞서 7일 정부 부지사는 48만6000원을 음료값으로 지불했다. 음료수와 과일이 떨어지고 결제하는 시기는 항상 3인 모두 비슷한 셈이다.

이들은 주말은 물론 공휴일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법인 카드로 고위인사나 도정 관계자를 만나며 오찬 또는 만찬을 나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말에 많은 행사가 몰려있기 때문에 업무 추진비 관련 규정에도 위배되지 않는다는 게 도의 입장이다.

도 총무과 관계자는 "도정 협조인사란 도내에 거주하는 인물이나 관계자가 아니라 청와대나 중앙부처 인사들"이라며 "화환 전달 역시 도 직원에게는 1만 5000원짜리가 지급되지만 이들에게는 평균 8만원 상당의 화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이 비용이 도정을 위해 사용되는 것인지 그들 개인의 목적으로 사용된 후 카드로 일괄 결제해 영수증 처리 하는지 일반인들이 확인할 길이 없어 행여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한다.

익명을 요구한 도 공무원은 "마산준혁신도시 유치 실패는 물론 전남과의 해수권 분쟁, 부산·진해 신항만 명칭 병기 실패 등 도정 난맥상으로 도민들의 허탈감과 상실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속에서도 도정 책임자들은 업무추진비란 명목의 접대 문화를 맘껏 누리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