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서 발암물질 대량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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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낙동강 댓글 0건 조회 744회 작성일 07-10-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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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태풍 에위니아와 장마 전선의 '물폭탄' 이후 낙동강 수역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갑상선과 암을 유발하는 인체 유해물질인 '퍼클로레이트'가 다량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곧바로 발표하지 않고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 여론이 두려운 나머지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중순 환경부가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낙동강 주요 취수장 수질을 점검한 결과 미국 환경청 기준을 초과하는 다량의 '퍼클로레이트'가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는 "오염배출원을 추적해 보니 구미공단 모 입주업체에서 이 물질을 배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마가 끝난 뒤 정확한 수치를 다시 측정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배출업체가 대기업이기 때문에 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주한미군이 우리 정부에 반환한 15개 군 기지 중 일부에서도 퍼클로레이트 물질이 발견돼 인근 주한미군 기지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낙동강 수계 주민들은 91년 페놀사태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구미공단 모 업체에서 100여t의 페놀이 낙동강으로 유출돼 하류 주민들의 식수원으로 흘러들면서 악취로 인해 식수해결은 물론 음식조차도 먹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

낙동강 수질에 대한 이들의 불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도 발암물질인 1, 4-다이옥신이 수차례에 걸쳐 검출되는 등 잊을 만하면 수질오염 사태가 터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퍼클로레이트 사건마저 터져 낙동강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게 됐다.

환경부는 이달 초 낙동강 주요 취수원에서 다량의 퍼클로레이트를 검출하고서도 지금까지 '쉬쉬' 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고 변명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낙동강의 경우 이전에도 유사 사례가 많아 주민들의 걱정이 심각한 편"이라며 "국내 기준이 없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한 후 그간의 과정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용어■ 퍼클로레이트 = 미국에서 1940년대 중반에 처음 생산되기 시작했고, 군사용 폭발물과 로켓 추진제에 주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불꽃놀이용 폭발물, 기폭제, 성냥, 윤활유, 에어백과 특정 비료에 사용돼왔다.

때때로 전자관련 생산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경우 여기에 해당된다.

이 물질은 갑상선과 암을 유발하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박정철 기자 / 배한철 기자 / 홍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