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품위를 다시 세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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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라의 품위 댓글 0건 조회 703회 작성일 07-10-2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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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통령들은 국민에게 기쁨을 주면서 동시에 상처도 주었다.
 
독재를 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물’ 처럼 유약하고, 아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속였다.
 
그들이 존경을 받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조롱의 대상으로까지 떨어지진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가장 큰 아쉬움은 대통령으로서 품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품위는 곧 나라의 품격이 된다.
 
남아공은 만델라로 인해 국가가 아프리카의 변방을 벗어났다.
 
한 사람의 지도자로 인해 나라의 이미지가 달라진 것이다.

몸가짐과 말씨부터 바로해야

며칠 전 끝난 지도부 대회에서 중국 지도자들은 흐트러지지 않는 품격을 보여주었다.
 
남미 어느 나라의 대통령은 잡부(雜夫)의 언행으로 국가 브랜드에 얼룩을 남기고 있다.

품위는 1차적으로 언행에서 나온다. 특히 말은 통치의 생명이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로 국민은 용기를 가지며 위로를 받기도 한다.
 
지도자의 말은 국가를 위태롭게 할 수도, 위기에서 구할 수도 있다.
 
프랑스의 드골은 “한 번 전투에서 졌지만 전쟁에서 진 것은 아니다”고 했다.
 
프랑스 국민의 대독(對獨) 항전을 독려한 것이다. 영국의 처칠은 “내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것은 피와 노고와 눈물과 땀밖에 없다”고 했다.
 
영국 국민은 세계 2차 대전을 이겨냈다.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 주어 세계 역사에서 유례가 없이 수십 년 만에 지금과 같은 번영을 만들어 냈다.

품위 있는 몸가짐과 말씨는 향기롭다.
 
대통령의 품위는 온 나라를 향기롭게 만든다. 품위는 단지 대통령 자신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품위는 전염된다.
 
노 정부 들어 수많은 총리·장관들이 임명됐다. 그들 가운데 국민에게 감명을 주는 품행을 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총리는 총리다워야 하고 장관은 장관다워야 한다. 공직이라는 것은, 특히 고위 공직이라는 것은 나라의 위신이다.
 
과연 이 정부의 고위 공직자들이 나라의 위신에 걸맞았느냐 하는 점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나라의 품격을 떨어트렸다는 비판이 우세하다.

노 대통령은 취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대통령 직 못해 먹겠다”고 했다.
 
그런 언행은 4년 내내 계속됐다. “난데없이 굴러 들어온 놈, 흔들어 보자 이거 아닙니까”라고 했다.
 
그는 “이 놈의 헌법”이라고 했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거꾸로 헌법을 농락했다. 그는 판사 출신이면서도 법을 무시했다.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선거법을 위반하고 있다. 대통령이 이러는데 누구 보고 법을 지키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맞는 말씨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2003>

 그러나 말씨의 문제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 인식의 문제다. 그는 사회를, 나라를 비뚤어진 눈으로 보았다.
 
모든 문제를 기득권과 그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 보았다.
 
거기에 정치적 목적이 가세했다. 자기 편을 모으려는 편 가르기다. 대통령은 그런 자리가 아니다. 한 나라를 아우르는 자리다.
 
 배웠든 못 배웠든, 가난하든 부자든, 우리는 대통령이라는 상징을 통해 통합의 나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편 가르기 아닌 통합의 마음을

대통령은 바로 그런 통합의 자리인 것이다.
 
이런 통합의 마음은 대통령의 마음에서 나온다. 그런 마음이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이다.

다음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실추된 나라의 품격을 다시 바로세워야 한다. 대통령은 아무나 공직에 임명하는 것이 아니다.
 
자리에 걸맞은 존경받을 만한 인물을 찾아내 임명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직도 품위를 다시 찾아야 한다.
 
국민에 대한 애정과 포용력, 묵직한 책임감,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운 그런 멋진 대통령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