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비교가 경제기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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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제기사 댓글 0건 조회 803회 작성일 07-11-0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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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순 독자위원·전업주부
 
 벤치마킹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한동안 개혁과 혁신, 멘토 등의 말이 자주 들렸다. 자기 계발과 성장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기존 관점의 틀을 뛰어넘는 다양한 시각의 접근이 부산일보에 더 많은 자극과 도전으로 시도되길 기대해 본다.
 
지역경제에 대한 염려가 깊어지는 요즘 부산경제에 대한 분석 기사들이 자주 등장한다.
 
 정부와 관련 연구기관들의 자료 분석 기사가 대부분인데 공통적인 것은 전체적 맥락의 경제현상 및 추이, 원인 분석 등은 많이 배제된 채 부산경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아주 강하게' 확인시키려는 문구와 수치 비교들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10월 25일자 GRDP 현황자료를 바탕으로 한 부산 경제의 현주소 기사나 11월 1일자 설비투자 비중을 통한 부울경 분석 기사의 경우 기사 제목부터 '추락의 끝이 안보인다'
 
 '미끄럼틀을 탔다'라는 강한 문구들로 압박감을 가중시켰다.
 
기사 내용도 부산이나 부울경이 이만큼 나빠졌다는 결과만 확인시키는 듯한 수치 비교가 대부분이었을 뿐 전체적 시각의 조명이나 분석, 방향 연구 등은 거의 없었다.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수치 비교보다 흐름의 핵심을 짚어주고 그 의미와 원인을 분석해주는 기사 내용이 더 빨리 와닿고 이해가 쉽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부산 경제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진 대처자세도 중요하다.
 
하지만 강한 부정적 기사들이 냉철한 사태 분석과 반성보다 의욕 상실과 패배감을 먼저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면 다른 시각으로의 좀 더 중심 잡힌 접근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같은 맥락에서 11월 1일자 3면의 도시가구 상대빈곤율 기사도 상당 부분 실망스러웠다. 여러 타 신문에서는 상대적 빈곤자 증가에 대한 원인 분석 및 개선 방향의 전문가 의견이 게재됐음에도 해당 기사는 복잡한 수치 비교만 주로 나열했다.
 
알고보니 그 기사는 몇 개의 문구만 바꿨을 뿐 연합뉴스 기사를 95% 이상 그대로 옮겨놓은 것에 불과했다.
 
게다가 그래프 외에는 연합뉴스 발췌 기사임을 밝히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다음으로 사진 기사에 대한 좀 더 전문적인 시각과 세심한 주의를 촉구하고 싶다.
 
10월 23일부터 도시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로 런던 공공 디자인에 대한 기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매번의 기사 사진들이 디자인 기사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그리 시각적인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23일자 공중 전화박스 사진의 경우 기사 내용과 게재된 사진이 전혀 공감되지 못했다.
 
 필자가 디자인전문 잡지에서 각도를 달리 잡아 촬영한 다른 사진을 확인하고 나서야 기자의 말한 바를 이해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
 
26일자와 30일자에서는 기사 사진이 모두 흑백으로 처리되어 디자인 사진으로서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였다.
 
 
또 10월 29일자 26면에 오픈 스튜디오전을 소개한 기사에서는 상반신을 그대로 드러내다시피한 여인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의 작품 사진을 실었는데 취지가 정교한 묘사작품 소개였다 할지라도 다양한 독자층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부족한 처사였다.
 
마지막으로 광고에 대한 품위와 세련미도 요구해본다.
 
최근들어 부쩍 가족이 함께 보기에 민망한 광고가 잦다는 생각을 했다. 부산일보에서 이런 광고를 보고 싶지 않은 것이 과도한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