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생태적 지속가능 도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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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태적 지속가능 댓글 0건 조회 785회 작성일 07-11-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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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삶의 질이 높기로 유명한 캐나다 밴쿠버시의 도시환경생태를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늦가을 밴쿠버는 먼 산의 눈과 스탠리공원의 단풍, 콜 항구의 물과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웠다.
 
밴쿠버가 이렇게 아름답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기까지에는 ‘밴쿠버리즘’이라고 하는 이 도시만의 독특한 철학과 정책이 있기에 가능했다.

세계 도시계획가들의 관심사가 된 밴쿠버리즘은 이용도가 낮은 도시 지역에 고밀도로 콘도타워를 개발하고, 이 콘도 타워를 중심으로 도보권 내에 비즈니스, 병원, 학교와 공원, 녹지와 같은 어메니티를 배치하는 개발 개념을 말한다.
 
 이 개념 속에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최소화(minimization)와 적응(adaptation)의 이론이 반영돼 있다.
 
 이 개발은 밴쿠버의 미래 성장을 관리하는 비전이 되고 있다. 도시 외곽의 농촌과 산림지역을 훼손하는 한국의 신도시 개발 전략과는 크게 대조를 보이는 사고와 접근이다.

밴쿠버리즘은 생태밀도계획(ecodensity plan)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이 계획은 다운타운 지역으로 인구를 끌어들이기 위한 주택의 개발과 함께 녹지 면적도 늘리는 정책 수단이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생태도시 기법에는 토양오염도 작성, 중수의 도입, 우수의 활용, 옥상녹화(sky garden), 대체에너지 이용, 생물다양성 증진, 환경친화적 실내가구의 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기존의 단독주택지역, 활력이 떨어진 공업지역, 철도 야적지와 목재 제재소가 있던 지역을 콘도타워나 다가구 주택지역으로 전용하는 사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생태밀도계획에 따라 개발되고 있는 대규모 주거사업의 하나로 2010년 동계올림픽 선수촌을 들 수 있다.

다운타운에서 멀지 않은 예일타운의 32만3700여㎡(80에이커)에 이르는 제재소 부지에 건설되는 콘도타워사업은 밴쿠버리즘의 많은 특징을 잘 보여준다.
 
 영국의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하여 내년에 준공될 예정인 제임스하우스는 지속가능 설계를 위한 국제적 기준의 모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중교통으로 연결되는 집약적인 지속가능 택지개발이 계획의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사례들이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로 에너지와 환경생태면에서 밴쿠버는 이미 전 세계의 유산(legacy)이 되어, 이 분야에서 많은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등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기존 아파트의 평수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는 한국의 재개발 이론은 혁신적인 생태밀도계획론의 관점에서 볼 때 수준 미달이다.

생태밀도계획은 밴쿠버의 중요한 이니셔티브지만 정치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이곳 밴쿠버에서 열린 유엔 세계도시포럼에서 샘 설리번 현 시장은 생태밀도계획에 대한 일정을 발표했다.
 
지속가능성 원칙을 도시설계체계에 적용한 결과를 담은 지속가능성 보고서가 작성되고 있으며, 생태밀도 개념을 구체화하기 위한 시민과의 협의도 하고 있다. 이 계획의 시행에 따른 문제점도 많기 때문이다.

밴쿠버의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우연히 만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골든 캠블 총리는 다음 기회에 밴쿠버를 방문 할 때에는 지금보다 밀도가 높으며 지속 가능한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캠블 총리는 밴쿠버의 전 시장으로서 밴쿠버리즘의 제창자로 알려져 있다. 포스트 카드나 여행안내 자료에서 볼 수 있는 밴쿠버의 녹색 콘도타워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귀담아 들어 보자.

200개가 넘는 우리나라의 도시 개발 방식은 지극히 획일적이고 인간중심적이다. 개별적인 도시별로 창의력을 가지고 밴쿠버리즘과 같은 정체성 있는 생태적 지속가능 도시철학의 정립과 정책수단의 발굴이 시급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