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고 있는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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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변하고 있는 댓글 0건 조회 805회 작성일 07-11-2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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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고 있는 프랑스 국민들
 
 
BNP파리바 코메르츠방크 등 금융사들이 즐비한 오페라가르니에 앞 대로에 경적소리가 가득하다.

26일 월요일 아침 8시 프랑스 파리. 버스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정류장에 멈춰서고 지하철역 입구에는 무료신문을 집어든 출근길 직장인들이 무표정하게 오가고 있다.

르피가로지는 이번 프랑스 철도노조 파업을 끝낸 사르코지 특유의 리더십에 대해 한 면을 할애했다.
 
공공부문 개혁 공약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점을 국민에게 환기시키고, 지지를 재확인한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과거와 현재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반년 전 프랑스가 사르코지를 택했을 때 이미 결과는 예견돼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96년 12월에도 대형 파업이 있었다. 트럭노조는 전국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전국 주유소 중 절반가량이 폐쇄돼 3주 동안 전국이 마비됐지만 국민들은 크게 불평하지 않았고 정부는 굴복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인상, 고용안정 등을 내세운 파업 명분에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강산이 변했고 프랑스 국민도 변했다.

똘똘한 젊은이들이 저성장 늪에 빠진 고국을 등진 채 금융강국 영국으로, 기회의 땅 미국으로 탈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콧대 높은 파리지앵들이 프랑스어를 못하는 이방인에게 이제 영어로 곧잘 대답하는 것도, 고개를 들어 아시아 외교에 힘을 쏟는 것도 이들이 변화의 흐름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공무원 노조와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산발적으로 계속되고 철도노조는 12월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파업을 재개하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사르코지의 공약을 선택한 프랑스인들은 다 잘될 것이라고, 변화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 눈치다.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온 우리 대선판이 궁금한 파리 주재 한 공무원이 "어떻게 돼 가는지"를 묻지만 5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똑같다는 말 외엔 딱히 해 줄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