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으로 승리하는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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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버림으로 승리 댓글 0건 조회 704회 작성일 07-11-2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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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을 향한 정치권의 치열한 경쟁은 일대 드라마다. 정치권력이 뭐기에 이다지도 혼탁한가.

정치의 핵심은 권력이다.

 권력의 핵심은 지배다. 막스 베버는 "권력이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여 어떤 것을 이룩하는 힘"이라고 했는데 이 힘이 곧 지배다.

지배는 상대방의 복종을 확보하는 자기 확장이다. 자기 버림이 천사의 모습이라면 자기 확장은 악마의 속성이다.

 

 여기서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액튼 경) 정치권력이 남겨놓은 악마의 족적은 히틀러의 광기나 박정희의 유신독재나 신군부의 광주학살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역사적 매듭을 수놓았다.

권력은 스스로 선해지지 않는다.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만큼만 정의의 자리로 돌아올 뿐이다.

 

이런 권력에 대한 가장 이상적 견제 장치가 민주주의 제도다. 민주적 울타리 속에 멍석을 깔고 규칙에 따라 싸워서 최고 통치권을 획득하는 과정이 오늘의 대선 후보 경쟁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권력의 추한 모습은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다.

 

상호 비방과 폭로와 모함과 음모와

협잡에다가 속임수로 포장하기,

허위선전하기,

고발하기,

흔들기, 때리기,

받아치기,

돌려치기,

깎아내리기,

흠집 후벼 파기,

후벼 판 데 또 파기,

또 판 데 쑤시기 등

 저간의 행태들을 꼼꼼히 한번 들여다보라. 혐오스럽다.

이 판에서는 함께 만든 규범 대로 경쟁을 하고도 패하면 불복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왔다. 그만큼 권력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는 그의 패배를 인정하고 결과에 승복했다.

 당연한 일을 했는데도 국민은 감동했다. 전례가 더러웠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기 권력을 스스로 포기할 때는 언제나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예수는 사람들이 그를 왕으로 모시려 할 때 권력의 지배를 버리고 섬기는 자가 세상을 다스리게 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러왔다고 말했다(마20;20~28).

많은 사람을 위하여, 국민을 위하여, 즉 정의와 사랑을 위하여 자신의 권력욕을 포기하고자신의 목숨을 버리기까지 할 때 그의 정신과 영이 결코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나 이 힘이 인간의 역사를 다스리고 창조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십자가와 부활의 정치'다.

오늘의 많은 정치인들이 진정하게 자기를 버리는 십자가를 질 때 그는 국민의 마음속에 부활하여 영원히 국민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