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스런 내년 봄, 초당적 대선승복 선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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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걱정스런 댓글 0건 조회 792회 작성일 07-12-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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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막판까지 혼선 거듭 국민은 검찰 입만 바라봐

정치.경제등 혼란 불가피 누가 대통령 되든 기회줘야


대선을 보름 앞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다. 검증이다, 합종연횡이다, 지루한 정치놀음이 이어지면서, 대체 누가 2008년 이후 대한민국호를 이끌 적임자인지 가려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릇 민주주의 정치라 함은 국민이 제대로 지도자를 뽑고, 두 개 이상의 정당들이 정치적 지향점을 나라의 주인인 국민 앞에 명확히 내보여야 하며, 국민 기본권 보장과 복리 증진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민주정치 원리에 비춰보면 참으로 희한한 선거다. 6개월 사이에 4, 5개 정당이 명멸하더니, 국민의 판단 기회를 박탈하는 늑장 출마가 다반사로 이어졌다. 대선전 막판까지 혼란스런 합종연횡이 계속되면서 판을 짜고, 짰던 판을 재편하기를 거듭했다.

국내 1위 기업집단에 대한 특검 도입, 대선후보들에 대한 검찰 수사 등도 정략적 목적에 이용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민은 그 흔하던 공개토론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정당의 노선이나 후보의 비전을 가려낼 기회를 잃은 채 검찰의 입만 바라보는 신세가 됐다. 정당정치와 국민 복리와 기본권은 이렇게 ‘선거공학’ 앞에 무력해진 것이다.

벌써부터 새 정부가 출범할 2008년 봄을 걱정하는 이가 많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면에서 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승부가 끝나면 나라 발전을 위해 매진해야 할 텐데, 총선을 의식한 흑색선전과 당권경쟁이 불을 보듯 뻔하다.

검찰 수사 대상자가 대통령이 됐다거나, 정당에 기반하지 않은 인사가 돼서 불안하다든가, 특정 세력의 분열에 어부지리로 대통령 된 사람에게 기대기 어렵다는 식의 불신이 난무할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를 국정 파트너로 삼겠다고 공언한 이명박 후보는 정몽준 후보 등 신규 지원세력에도 신경 써야 하고, 이회창 후보는 심대평 대표의 지분을 고려해야 하며,
 
 정동영 후보는 경선 때의 경쟁자와 강금실 전 법무장관, 시민사회세력 등에 권력을 나눠야 한다. 당내, 정파 간 싸움이 벌써부터 파노라마처럼 그려진다.

국내 1위 기업에 대한 특검 수사가 이어지는 동안 산업경제계는 ‘새 정부 효과’도 기대하지 못한 채 움츠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모든 후보가 참여정부를 부정 또는 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내년 봄 사회 각계는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어느 장단에 춤 춰야 할지 혼선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희한한 선거판에다 어느 후보 하나 흔쾌히 밀고 싶지 않다 보니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커지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정치의식마저 퇴보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이 한국 정치사의 퇴보로 기록되지 않을 기회는 아직 있다.
 
 앞으로 서너 달. 누가 대통령이 되든 혼란을 수습하고 새로운 비전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2008년 봄 대한민국이 상처투성이가 되지 않도록 대선 전에 정파를 초월한 ‘대선 승복선언’을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