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케이스 켈로그>라는사람이 있었다.
미국 미시간주 작은 도시에서 병원 잡역부로 25년여 일하는 동안 그는 소박하게 살았다.
환자들이 빵 속에 남아있는 이스트 때문에 속이 불편하다고 호소하자
이스트 없는 빵을 직접 만들겠다고 나섰다.
소화가 잘 되게 하려면 삶은 밀을 최대한 얇게 눌러낼 수 있어야 했다.
실패를 거듭하던 어느날 밀을 삶아놓은 것을 깜빡잊고 사흘간 심부름을 다녀왔다.
그동안 삶은 밀에는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버리려고 하다가 연습삼아 롤러에 집어넣어 밀어보았다.
이게 웬일인가?
한번도 본적이 없는 얇은 박편들이 밀려나왔다.
얇았지만 불에 살짝 구을 수 있을 정도였고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았다.
이스트의 부작용이 없고 소화도 잘되는 새로운 식품을 발견한 것이다.
요즘 우리 아침 식탁에도 자주 오르는 세계적인 히트상품 "시리얼"은 이렇게 탄생했다.
켈로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1905년에 세웠다.
합성고무의 발견도 아주 우연적이었다.
미국 화학자 <찰스 굿이어>는 열을 가해도 금방 녹아내리지 않고
차가워져도 쉬 부서지지 않는 고무를 만들겠다고 덤벼들었다가 10년 세월을 허송하고 있었다.
1839년 어느 날 그는 냄비에 황(黃)을 녹이다가 실수로 생고무 위에 엎질렀다.
망친 실험재료들을 치우려던 찰나 그는 가열된 황이 천연고무와 섞이면서 새로운 물질로 바뀌는 것을 보았다.
합성고무를 만드는 가황법(加黃法)을 실수로 발견한 순간이었다.
그가 만든 회사가 타어어로 유명한 "굿이어"다.
과학의 세계에서는 이렇게열심히 노력하다 우연하게 새로운 물질이나 기술을 발견하는 일이 잦다.
이런 현상을 표현하는 단어까지 있을 정도다.
그것이 바로 ’세렌디피티(serendipity:우연한발견)’다.
기업경영에서도 ’세렌디피티’가 적지 않다.
과학의 발견, 발명과 다른 점은 고객을 꾸준히 관찰하는 과정에서 이런 발견이 얻어진다는 점이다.
또 다른 사람의 예를보자.
195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할인소매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부상해
대도시 곳곳에 할인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잡화점을 운영하던 한 사람의 눈에는 이상한 고객들이 보였다.
’시골’에서’올라오는’ 사람들이었다.
4∼5시간을 차를 몰아 대도시로 나와야 하는 소도시나 인근 시골 사람들을 위해
소도시에 할인점을 열면 어떨까.
조사 결과 다른 할인점 어느 곳도 인구 5천∼2만5천명정도의 소도시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고향인 아칸소주 로저스에 첫 점포를 지난 1962년 열게 된다.
이 사람이 바로 월마트의 창업자「샘 월튼」이다.
경제위기 이후 지난 5년여간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밀려나와 ’억지사장’이 됐다.
요즘엔 더 늦기 전에 독립하겠다며 창업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창업도 공급 과잉인 셈인데 그래선지 조급한 마음에 이것저것 업종을 바꾸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중년에 창업을 한 만큼 불안도 하고 욕심도 나겠지만 서두를 일이 아니다.
’세렌디피티’의 공통점은 대부분 한우물을 파다가 얻어지는 행운이라는 것이다.
일단 먹고사는 정도의 기반만 다져지면 이제는 일가(一家)를 이루겠다는 각오가 그래서 필요하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지금 시장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고객집단은 없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할수록
기회를 잡을 확률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아놀드 파머,잭 니클로스와 함께 ’빅3’로 불리는 전설적인 골퍼 게리 플레이어도 비슷한얘기를 했다.
"연습을 많이 하면 할수록 행운도 더 많아졌다."
권영설 / 한국경제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