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사장이 두 아들의 ‘병역회피’를 주도했고, 국회에서 이와 관련해 위증까지 한 사실이 최근 새롭게 드러나면서, 정연주 씨가 공영방송 KBS의 사장 자격을 상실했으며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정 사장 개인에게는 물론 5천여 사원들에게도 참으로 수치스럽고 낯 뜨거운 일이다.
국회가 위증죄 고발을 하기에 앞서 정 사장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그것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며, KBS 5천여 사원의 수치심과 배신감을 씻어주는 길이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아들 둘이 늙은(?) 나이에 군 입대하여 ‘신의 아들들’에서 ‘어둠의 자식들’로 전락하는 가슴 아픈 사태를 막는 길이 될 것이다.
사실, 정연주 씨가 두 아들의 병역회피를 지능적으로 주도한 인물이라는 사실은 2001년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파다하게 회자되었다. 당시, 정연주 씨 집은 부자와 군 장교들이 주로 살고 있는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호 아파트였다. 그런데 2001년 7월경 아파트 단지 내에 정연주 씨의 이중성을 비난하는 전단이 뿌려지기 시작했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조합에 답지했다.
전단의 내용은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정연주 씨가 귀국 전에 일찌감치 두 아들이 병역을 면제받도록 작업을 끝낸 뒤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결국 삼부자가 모두 병역 면제를 받은 ‘신의 아들들’이라는 것이다.
군 장교들이 많은 아파트 단지에서 온갖 눈총을 받던 정연주 씨와 부인은 동네 주민들 보기가 창피하여 2001년 8월 고양시로 서둘러 이사했다. 이 과정에서 시가 2억2천만 원인 아파트 매입가를 무려 1/4로 축소하여 5천7백만 원에 매입한 것처럼 허위 신고하여 878만 원이 넘는 지방세를 탈세한 저질 범죄혐의도 받았다. 이것은 세상이 다 아는 정 씨의 치졸함이다.
자신의 칼럼을 통해 기득권의 도덕성을 강하게 질타했던 정연주 씨가 정작 자신의 부동산 매입가격을 대폭 축소 신고하여 탈세하려한 혐의는 지성인임을 포기한 파렴치한 행위라 할 것이다.
정연주 씨는 1989년부터 한겨레신문 워싱턴 통신원이었다. 그후 1993년에 비로소 특파원으로 발령받았고 1995년에 국장급 특파원으로 승진하면서 한겨레신문사로부터 영주권 포기를 요청받았다고 한다.
가족 모두 영주권을 갖고 있는 경우에만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규정을 이용해 정 씨는 자신의 영주권을 포기하기 전에 맏아들(1975년생)과 둘째(1977년생)의 시민권을 신청했고 두 아들이 시민권을 받은 후 자신의 영주권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이 해 두 아들의 병역면제 신청서류를 직접 주미 한국대사관에 접수시켜 군복무 대상에서 뺐다. 대단히 지능적이고 교활한 행태이다.
이에 대해 병무청 한 관계자는 “외국 체재 영주권자라도 군에 갈 생각이 있다면 병역을 일정기간 연기할 수 있는데도 일찍 면제신청을 낸 것은 병역 의무를 다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결국 정 씨는 두 아들의 군 복무를 회피하기 위해 시민권 신청과 영주권 포기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이로서 정연주 씨 삼부자는 정씨 스스로 그토록 비난해댔던 기득권층의 ‘신의 아들들’이 되었다.
귀국한 정연주 씨는 2002.8.23.한겨레 칼럼 ‘병역비리와 확률’에서, 이회창 후보의 아들들의 병역면제 의혹을 비판하며 “현역 3년을 꼬박 때우는 힘없고 ‘빽’ 없는 자식들은 ‘어둠의 자식’, 방위로 때우는 사람은 ‘장군의 아들’, 면제자는 ‘신의 아들’이라고 부른다.”고 비꼬았다.
또한 2002.8.9.‘부자들의 잔치’라는 칼럼에서는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문제에 대해 “병역면제는 자녀의 미국 국적 취득 등과 함께 우리 사회 특수계급이 누려온 ‘특권적 행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터다”라며 혹독하게 비난했다.
또 당시 장상 국무총리 내정자가 인준을 받는 데 실패한 것에 대해서도 “(장상) 본인은 여러 특수 정황들이 고려되지 않은 채 매도되어 억울하다 하겠지만 아들 국적 문제, 부동산 투기 등 쟁점으로 떠오른 문제들이 죄다 우리 사회에서 5%도 안 되는 특권 계급의 ‘행태들’과 관련된 것이며, 이에 대한 국민의 정서적 거부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고 떠들어 댔다.
이처럼 정연주 씨는 정의의 사도인 양 타인의 흠결에 대해서는 가혹하게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뒤로는 자신도 동일한 잘못을 저지른 뻔뻔스럽고도 파렴치한 행위를 스스럼없이 자행한 인물이다.
자기 아들 둘이 미국 국적을 취득하여 병역면제를 받게 한 정연주 씨는 아들들의 경우에 대해서 “병역면제를 위해 미국 국적을 획득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두 아들은 병역 기피를 위해 미국 국적을 얻은 것이 아니며, 어린 나이에 미국에 와서 고통스러운 적응기간을 거친 자식들의 의사에 반해 가면서 귀국을 강요할 수 없었다. ‘기왕 미국에 남을 바엔 시민권을 얻어 선거에도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미국 주류사회에 뛰어들어라’라고 했다”며 불가피하였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강변하였다.
탤런트 차인표 씨, 유건 씨, 가수 유승준 씨, 그리고 정연주 씨의 두 아들의 병역 관련 경우를 살펴보자. 차인표 씨와 유건 씨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귀국하여 병역의무를 마쳤다. 반면에 유승준 씨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병역을 면제받은 미국인 신분이지만 국적법에 의해 대한민국 입국이 금지되었고 취업비자가 없어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미국으로 되돌아가야만 했다.
그런데 정연주 씨 가족의 경우는 어떠한가?
최근 확인된 바에 따르면 미국에 남겠다던 정 씨의 두 아들이 병역을 면제받은 후 모두 입국하여 지금 한국에서 살고 있다. 장남은 2005년 1월 삼성 해외인력 채용코스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그해 7월 한국 본사로 발령받아 지금까지 미주수출담당 대리로 근무 중이고, 2003년 11월 12일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둘째 아들 역시 한국에 입국하여 최근 결혼했고 Rocker로 활동 중이라 한다. 그 어렵다는 취업비자는 어떻게 받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정연주 씨가 아무리 후안무치한 인물이라도 이럴 수는 없는 법이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이처럼 뻔뻔스러울 수 있는지, 정연주 씨의 도덕 불감증 수준을 도저히 가늠하기 어렵다. 참으로 개탄스런 인간의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욱 가증스런 모습은 2005년 10월 국회 문광위 KBS 국정감사장에서의 증인발언이다.
정연주 KBS사장은 두 아들의 병역문제가 불거지자 “(미국에 내린) 뿌리를 뽑아 (한국으로) 움직인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18년 동안 미국에 머문 두 아이는 미국 시민권을 갖게 됐고, 나는 두 아이를 늘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두 아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병역의무와 국적을 버렸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3개월 전인 2005년 7월에 이미 장남은 뿌리를 한국으로 옮겨와 자기 곁에서 살고 있는데도 정 사장은 “아들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고 연극을 한 것이다.
이는 명백한 국회 위증이며, 이 땅의 수많은 ‘어둠의 자식들’과 그 부모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기득권의 특권적 행태이다.
특권적 사고로 법을 조직적으로 이용하여 두 아들의 병역을 회피한 후 슬그머니 불러들여 버젓이 함께 살고 있는 파렴치한 사람, 정연주 씨!
기득권층의 편법과 탈법을 준엄하게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은 뒤로 탈세를 하고도 태연히 공영방송 KBS의 사장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연주 씨!
이런 인물이 KBS의 사장으로 있는 한 KBS는 권력과 재벌 등 한국 사회의 일탈행위에 대해 제대로 견제와 감시기능을 수행 할 수 없다.
누가 KBS의 주장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겠는가? 거꾸로 ‘니나 잘해라!’라는 욕을 얻어먹지 않으면 다행이다.
결국, 정연주 씨는 사회정의를 구현하려는 KBS의 역할 수행에 방해가 되는 인물이다. 다시 말하면 정연주 씨는 언론기관인 KBS의 업무 효율성을 방해하는 포괄적 ‘업무방해죄’를 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연주 사장!
당신에게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눈곱만큼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즉시 KBS 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또 다시 뻔뻔스럽게 자리를 유지하려 할 경우 정연주 씨는 준엄한 사법적 책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2007. 11. 27. KBS공정방송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