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민 보호' 일본의 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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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국민 보호' 댓글 0건 조회 654회 작성일 07-12-11 08:44본문
아무리 상상을 해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 바닷가에서 80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긴 하지만 지나다니는 차나 사람이 상당히 많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납치가 가능했을까. 또 하고많은 사람 중에 왜 하굣길의 13세짜리 어린 여중생을 납치했을까.
5일 오전 찾은 니가타(新潟)현의 요리이(寄居)중학교 앞에 선 기자는 혼란스러웠다.
5일 오전 찾은 니가타(新潟)현의 요리이(寄居)중학교 앞에 선 기자는 혼란스러웠다.
요코타 메구미가 북한 공작원에 납치된 지 30년. 메구미가 집으로 향하던 길에는 주택가와 대학 건물 사이로 주민들이 평온하게 오가고 있었다.
또 하나 혼란스러움이 있었다.
또 하나 혼란스러움이 있었다.
사건 발생 당시 담당 수사관이었던 니가타현 경찰본부의 오바타 마사유키(小幡政行) 외사과장은 "이제 사건이 잊혀질 만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차분한 어조로 이렇게 답했다.
"수사를 맡았던 많은 동료.선배들이 죽거나 은퇴하면서 남겼던 말을 잊지 못한다.
"수사를 맡았던 많은 동료.선배들이 죽거나 은퇴하면서 남겼던 말을 잊지 못한다.
그들은 한결같이 '수많은 사건을 맡았지만 메구미가 북한에 납치된 것을 우리나라로 되찾아오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나도 마찬가지다.
납치된 국민을 어떻게든 되돌아오게 하는 게 국가의 공복인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당신을 이곳에 안내한 것도 어떻게든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다."
사건 현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니가타 현청에 가봤다. 메구미를 포함해 니가타에서 납치된 4명의 사건 현장이 항공사진으로 분석돼 있다.
사건 현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니가타 현청에 가봤다. 메구미를 포함해 니가타에서 납치된 4명의 사건 현장이 항공사진으로 분석돼 있다.
관련 자료들은 또 왜 그리도 많은지…. 그것도 일본어판뿐 아니라 한글판, 영어판이 모두 준비돼 있다.
정부가 적극적이니 아직까지 주민의 제보도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동행한 이스라엘인 특파원은 "일본 정부가 자국민을 보호하려는 열정과 끈기에 감동했다"며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뭐든 말해 달라"고 즉석에서 일본 측 관계자에게 주문했다.
흔히 한국에선 일본이 정치적 의도에서 납치문제에 집착한다고 한다. 그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6자회담에서도 '왕따'당한다고 말한다.
흔히 한국에선 일본이 정치적 의도에서 납치문제에 집착한다고 한다. 그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6자회담에서도 '왕따'당한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니가타 현장에서 본 그들의 열정은 그런 복잡한 계산이 아니었다.
자국민을 보호하고 빼앗긴 자국민을 되찾겠다는, 너무나 기본적인 정부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도 수십 년이 지난 한국전 당시의 전사자 유해 찾기에 온 정성을 다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인정한 일본인 납북자는 12명. 관련 단체와 가족들이 주장하는 한국인 납북자는 약 500명이다.
일본 정부가 인정한 일본인 납북자는 12명. 관련 단체와 가족들이 주장하는 한국인 납북자는 약 500명이다.
"한국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현청을 나서면서 독일 특파원이 던진 질문이 큰 돌덩이가 되어 가슴을 눌렀다.
김현기 도쿄 특파원
김현기 도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