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 대통령'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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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래도 댓글 0건 조회 690회 작성일 07-12-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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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 대통령'이어야 한다


17대 대통령선거가 불과 십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 새 5년이 지나가 버렸다.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국민들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이들과 그 주변 정치판을 바라보며 전에 없이 착잡한 심정에 빠진다.
 
국민의 얼굴에는 이번에도 이런 수준인가 하는 자괴감이 스친다.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무엇보다 각 정당 경선과정에서부터 후보들이 난립하고 소위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몰입하더니 끝내는 ‘한 방’이면 무너질 것이라고 큰소리치던 후보들과 지금은 그것이 ‘헛방’이 되었다고 기세를 올리는 후보가 사사건건 사생결단식의 대립을 일삼고 있다.

그저 쳐다볼 수밖에 없는 유권자들로서는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승리 지상주의에 빠진 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도 되는 것일까. 흠결이 덜하다는 이유로 차선의 인물이라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선거 민주주의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든다.

더 심각한 것은 각 정파가 펼쳐가고 있는 선거운동의 방식이다.
 
 정치란 그 속성 상 무조건 이기고 보아야 한다는 논리에 지배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상식 있는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 자체에 대한 혐오감을 품게 만들 정도의 수준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정치 선진화를 마치 자신의 전문인 양 외쳐대지만, 정작 그 실천과정은 딴판이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는 그래도 단기간에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루어낸 우리 사회의 정치 수준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이 참담한 현실 앞에서 사심 없이 반성하는 정치인을 만나기도 쉽지 않게 되어 더욱 안타깝다.

모두가 선거 이후의 상황을 함께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정파를 아우르는 화합의 메시지를 희망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소중히 맞이 해야 할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들은 ‘나’ 아니면 경제가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심한 저주를 경솔하게 퍼붓는 정치인을 좋아할 수 없다. 그런 정치인은 결국 국민을 협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나라가 그렇게 절망적이고 허약하지는 않다. 사실 지금 나선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큰 차이는 없다.
 
그 마저도 당선자 또는 그가 속한 정파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정치에 국회가, 여야가 존재하는 이유 아닌가?
 
국민은 얼마든지 독주에 대한 견제장치를 발동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선거과정 속의 그 누구라도 ‘차이’를 이야기할 권리가 있을 뿐 국민들에게 ‘협박’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양하고도 큰 기대를 품는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기대 수치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 역사의 경험으로 보아도 그렇고 앞으로 전개될 정치과정을 예상해 보아도 마찬가지다.
 
유감스럽게도 여론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대 정치는 정치인, 유권자 양자를 하향 평준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말이 그럴듯해서 ‘여론’이요 ‘민심’이지, 이 개념들이 지금도 순수한 의미를 보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혼란스런 대선 정국 속에서 사람들은 다시 '우리 대통령'의 등장을 기원한다. 이제 그 누구도 극한적인 갈등은 원하지 않는다.
 
 반듯한 미래를 원하지만 역사 속에는 항상 상대성이 존재해 왔다는 것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하지만 그에 못 미친다 하여 아예 동행하기를 거부할 생각도 없다.
 
 그래서 더욱,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될 그가 국민 전체를 아우를 만한 “우리 대통령”이기를 바라는 '미련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