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택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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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택 조건 댓글 0건 조회 704회 작성일 07-12-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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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세계에 뛰어들면 전과 후가 크게 달라지는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된다.
 
 깔끔한 이미지로 주위의 기대를 듬뿍 모았던 사람들도 정치판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 주위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다 주기도 한다.

그냥 싸우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생결단을 하고 싸우는 싸움닭의 모습은 애정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당혹감을 안겨다 준다.
 
 특히 자신이 떠받드는 인물에 대한 충성심이 지나친 나머지 진정으로 의식해야 할 유권자들의 눈에 벗어나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본래 정치의 세계는 승자 독점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심성은 거칠어지게 된다.
 
그래도 ‘나의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쳐질까’라는 질문을 자주 던질 수 있다면 조금은 오만한 언행을 자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
 
그야말로 정치의 세계 그 중에서도 선거는 인간의 뿌리 깊은 동물적 본성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시간이다.

이제 대통령 선거전은 1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아쉽게도 이번 선거전에서 정책에 대한 꼼꼼한 검증 작업은 실종되고 말았다.
 
개인의 과거와 집안의 대소사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피우다가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어느 나라 선거인들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넘어가지 않는 법이 있겠는가.
 
 하지만 이번 선거전을 보면서 한국은 여전히 도덕군자에 대한 열망이 강한 나라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는 우리의 역사적인 유산인 명분과 체면이 강한 사회와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완벽한 인간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통령이란 사람 역시 진공 상태에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시대와 더불어 살아왔다.
 
 완벽할 정도로 흠결이 없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한 평생을 살다 보면 이런 저런 흠결은 조금씩 갖게 마련이다.
 
물론 조금씩이란 단어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다만 나는 50년, 60년을 살다보면 소소한 흠결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사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물론 이런 의견에 대해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독자 분들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을 뽑는 일은 흠결이 전혀 없는 완벽한 도덕군자를 뽑는 일과는 다르다. 그러니까 대통령은 어떤 기준을 우선해서 뽑아야 하는 가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역사는 우리에게 생각해 볼만한 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조선의 군주에 대한 6권의 책을 최근에 마무리한 이한우씨는 ‘정조’라는 책에서 조선의 22대 왕 정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대선을 앞둔 우리들에게 대통령 선택의 조건에 대한 교훈을 주고도 남음이 있다.
 
저자는 정조라는 인물을 통해 공부를 많이 하고 가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 좋은 왕이 되는 필요조건인지 모르지만 충분조건이 될 수 없음을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신(修身)하면 제가(齊家)되고 제가하면 치국(治國)되고 치국하면 평천하(平天下)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정조로 인해 해석 방식이 바뀌었다.
 
수신해도 제가에 실패할 수 있고 제가 해도 치국에 실패할 수 있으며 치국해도 평천하에 실패할 수 있다는 때늦은 깨달음이다.
 
생각해 보니 수신의 원리, 제가의 원리, 치국의 원리, 평천하의 원리는 다 다르다. 예를 들어 앞의 것은 뒤의 것을 위한 필요조건일뿐 충분조건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작가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대학의 핵심 가르침에 대한 해석을 달리 하게 된 것이야말로 정조의 일생을 추적하면서 얻게 되는 추가적인 소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도덕적으로 흠결이 전혀 없는 완벽한 사람이 대통령의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경우는 없다. 그러나 국민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각각의 후보자가 걸어온 인생사를 면밀히 따져보고 그가 과연 한국인들이 당면한 문제 해결에 적합한 인물인가라는 점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
 
결국 나라의 현안 과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현명하게 해결하는 능력은 흠결 없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과연 문제해결 능력을 갖고 있는 후보인가라는 점이다. 문제해결 능력은 대통령 직책에 오른 다음 배워가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각 후보가 저마다 만들어온 인생의 테마를 보면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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