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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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맨몸 은퇴 댓글 0건 조회 707회 작성일 07-12-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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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경제의 차르(황제)' '중국의 잭 웰치'라는 별명이 붙었던 이가 주룽지(朱鎔基·79) 전 국무원 총리다.
 
주 전 총리는 덩샤오핑(鄧小平)이 제시한 개혁·개방 정책을 현실화시킨 인물이다.
 
 
총리 시절 그는 국영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과 부정부패와의 전쟁에 몰두했다.
 
 일본의 기업전략가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가 "중국 현대사에서 덩샤오핑이 맡았던 국무원 총리 자리에 주룽지가 임명된 것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주 전 총리는 능력 못지않게 청렴결백한 처신 때문에 중국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모았다. 부정부패 척결을 지휘할 때는 "관 100개를 준비하라.
 
그중에는 내 것도 하나 있다"고 말해 중국인들의 기억에 오래 남게 되었다.
 
 공직에서 은퇴한 뒤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주 전 총리가 1년8개월 만에 '유럽 중소기업상' 수상자로 선정돼, 슈뢰더 당시 독일 총리로부터 상을 받았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과거에는 전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의 한 명이었으나 이제는 가장 한가로운 사람 중의 한 명"이라며 현실 권력에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우이(吳儀·69) 현 국무원 부총리는 주 전 총리가 은퇴했던 1993년에 현직에 발탁됐다. 금융과 무역 부문을 맡아 미국 및 유럽과의 무역 마찰을 전면에서 해결해 냈다.
 
애칭이 '철(鐵) 낭자'로 불릴 정도로 사회주의 중국 건립 이후 최고 여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공산당 지도부의 연령 제한에 걸려 내년 초 퇴진할 예정인 그가 공개석상에서 "뤄투이(裸退)"라는 고별사를 남겼다.
 
은퇴 이후 어떤 공직이나 단체의 직책을 맡지 않고 맨몸으로 떠나겠다는 것이다.
 
 "나를 완전히 잊어주세요"라는 작별 인사가 중국 대륙에 감동의 물결을 안겨주고 있다.
 
과거에 연연하거나 퇴임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과는 전혀 딴판이다.
 
중국의 저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