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성적을 조작하고 아예 자격증을 손수 만들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서울시공무원이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이명재 부장검사)는 28일 사무관 심사승진에 가산점이 주어지는 토익성적표와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을 위조해 인사 부서에 제출한 혐의(공문서위조 및 행사 등)로 전 서울시공무원 A(57)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6년 1월께 서울시청 자신의 사무실에서 토익성적표상의 듣기(Listening) 점수 105점을 405점으로, 읽기(Reading) 점수 65점을 365로, 총점 170점을 770점으로 고친 사본을 만들어 인사팀에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비슷한 시기 동료의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을 스캔한 뒤 여기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넣는 방법으로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행하는 국가기술자격증 1장을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A씨가 인사 담당자에게 100만원을 주고 시청 승진후보자 서열 자료를 건네받은 사실도 밝혀내고 공무상비밀누설교사 및 뇌물공여 혐의도 추가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위조할 원본을 컴퓨터 스캐너로 스캔한 뒤 이를 투명 OHP필름에 출력한 데 이어 자신의 인적사항과 원하는 점수를 또다시 투명 필름에 출력해 원본에 오려 붙여 복사하는 방법으로 위조 흔적을 남지 않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2007년 상반기 인사에서 사무관 승진을 못 하면 정년퇴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성적표와 자격증을 위조할 생각을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올해 상반기 인사에서 사무관 승진에 성공했지만 서울시 감사에서 이 같은 위조 사실이 적발되는 바람에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