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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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방울꽃 댓글 0건 조회 1,260회 작성일 08-01-11 21:04본문
‘한반도 대운하’의 구성
1. 북한 운하(한강으로부터 신의주 및 원산을 V자로 잇는 운하)
2. 호남운하(한강-금강-영산강을 잇는 운하)
3. 경부운하(한강-남한강-낙동강을 잇는 운하)
연구결과들 제각각
운하건설을 추진하는 쪽의 주장은 향후 한국의 화물량이 여러 배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운하건설이 필수적이라 합니다. 서울과 부산 간의 물동량 80%가 운하에 의해 소화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운하 추진측은 독일을 모범 케이스(벤치마킹)로 삼고 있지만 독일에서 운하가 담당하는 물류는 겨우 8% 미만이라 합니다.
운하 건설을 놓고 찬성하는 쪽의 수치와 반대하는 쪽의 수치 사이에 차이가 많이 납니다. 서울~부산 간 화물 운송 시간의 차이를 보겠습니다. 찬성 쪽은 32시간, 반대쪽은 72시간 걸린다 주장합니다. 100시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야간기준으로 도로는 4시간, 철도는 6시간입니다. 어쨌든 운하는 도로나 철로에 비해 10배 단위로 느린 것입니다.
컨테이너 한 개당 운반비용에서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찬성측은 27만원, 반대 측은 49만원, 바꿔야 할 교량 개수에서도 찬성측은 11개, 반대측은 48개라 주장합니다. 전체 공사비도 찬성측은 15조원, 반대측은 50조원이라고 주장합니다. 100조가 넘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식수에 대해서도 찬성 쪽은 물이 깨끗해진다고 주장하고, 반대쪽은 더러워진다고 주장합니다.
경부운하의 프로필
운하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는 독일의 마인-도나우 운하는 길이 171km이며 16개의 갑문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식수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합니다. 평균 10km 구간마다 갑문을 만들어 기다란 수영장처럼 물을 가두어 두고 그 고인물 위로 바지선이 느린 속도로 다니는 것입니다. 수영장과 수영장 사이에는 수면의 높이가 다릅니다. 낮은 수면에서 높은 수면으로 배가 올라가거나, 그 반대로 높은 수면에서 낮은 수면으로 배가 내려가려면 갑문장치를 통해 펌프로 수면이 낮은 쪽에 막대한 양의 물을 퍼 올려 수면이 일치하게 한 다음, 갑문을 열고 배가 지나간 후 물을 다시 빼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2,000톤 정도의 바지선이 다니려면 수심이 최소한 6m는 돼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운하를 미끄러져 오던 바지선이 조령터널을 통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령터널은 해발 130m 정도의 높이에 뚫을 것이라 합니다. 짐을 가득 실은 2천톤 규모의 바지선이 낮은 수면으로 오다가 높은 터널 앞에 오면 엄청난 양의 물을 퍼 올려 배를 터널 높이로 띄워야 할 것입니다.
또한 조령터널의 사이즈는 배에 딱 맞을 만큼 협소하게 뚫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터널 양 옆에 고정된 전기식 예인차량이 배를 붙들고 조심스럽게 끌고 간다 합니다. 파나마 운하가 이런 식으로 운영 중이며, 비싼 통과세의 상당부분이 이러한 비용에서 유발한다 합니다. 터널을 한 개만 뚫는지 두 개를 뚫는지에 대해서도 확실한 자료가 없습니다. 한 개만 뚫는다면 반대 방향에 있는 배는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충주댐을 통과할 때는, 대략 50m의 높이를 단 한 번에 배가 오르내릴 수 있도록 갑문장치를 만든다 합니다. 전기세와, 통과시간이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낙동강 최 하류의 평소 수심은 2m, 최소한의 깊이인 6m의 깊이를 만들려면 공사량이 엄청날 것입니다. 남한강과 낙동강은 강폭이 100~300m 정도에 불과하며, 구불구불합니다. 이를 600m로 넓히고 구불구불한 강을 대략 직선으로 만드는 데 소요되는 공사비, 토지수용비가 엄청날 것입니다. 엄청난 양의 물을 가두려면 제방이 두껍고 단단해야 하며, 제방에 인접한 강바닥의 상당부분에도 콘크리트를 쳐야 하는 모양입니다. 수초가 자랄 수 없고, 생태계도 파괴될 것입니다.
강을 넓히고, 굽어진 곡류를 곧게 만드는 직류화 공사는 대규모 공사이며 그에 따르는 토지보상비도 엄청날 것입니다. 여기에 19개의 갑문을 건설하고 보를 건설하고 수량조절용 댐을 건설하고 홍수를 조절하기 위한 저수지(유수지)들을 건설하는 비용 그리고 수위를 조절하고 갑문을 여닫는 데 소요되는 운영비가 계산하는 사람들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속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타이타닉호가 최고 속력으로 질주했을 때가 시속 40Km라 합니다. 추진자측은 수천 톤의 바지선이 시속 30km로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차량은 가다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곧장 서지만 이 정도의 배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수 km를 미끄러져 간다 합니다. 태안에서 유조선과 예인선이 충돌한 것도 이러한 통제 불가능한 현상 때문이었다 합니다. 배의 속도에 대해 다른 전문가들은 시간당 10-15km 정도에 그칠 것이라 합니다.
어느 전문가 교수는 경부운하가 경운기보다 늦고, 하루에 고작 12대의 배밖에 다닐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동농기계' 가 제작한 경운기 속도는 20km/h 정도입니다. 바지선의 속도는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 시간당 13km입니다. 유럽연합의 법정속도는 시간당 18km라 합니다. 경운기보다 늦은 것입니다. 경부운하 거리와 유사한 라인강 운하의 로테르담∼프랑크푸르트 528km 구간에는 갑문이 2개 밖에 없는데도 통과시간은 58시간이라 합니다. 경부 대운하 540km를 시속 13km로 간다면 줄잡아 112시간이 걸린다는 계산도 있습니다.
추진자측은 무사고를 전제로 운하를 건설하겠다 하지만 사고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3천만 국민은 갑자기 식수를 잃게 됩니다. 식수에 수천 톤의 바지선을 운행한다는 것은 마치 폭발물을 가슴에 안고 사는 것처럼 조마조마한 일일 것입니다. 독일전문가를 포함해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바지선을 녹슬게 하지 않으려면 방청제와 도료를 발라야 하는데 그것이 독성이 강하다 합니다. 바지선들이 다니면 물에 탄산가스 양이 늘어나고 산소가 파괴된다 합니다. 배는 가장 나쁜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늘 기름을 뿌리고 다닌다 합니다. 추진자측은 천연가스를 이용할 것이라 하지만 이 역시 혼돈스럽습니다. 더구나 물이 고여 있기 때문에 썩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추진자측은 물이 오히려 정화된다고 하니 혼란이 가중되는 것입니다.
추진자측은 공사기간을 4년으로 잡지만 10년 이상 걸린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공사기간에는 물이 구정물로 변합니다. 그러면 식수를 한강, 남한강 낙동강에 매달려오던 3천만 국민들은 그 긴 공사기간에 무슨 물을 마셔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대책이 없어 보입니다.
한국의 화물은 이제까지 도로, 철로, 해운을 이용하여 왔습니다. 이 모든 운송수단이 운하보다 훨씬 빠릅니다, 한국 내륙화물의 특징은 소량 화물이고 신속한 운송을 요하는 것들입니다. 어느 기업이든 납기에 쫓기지 않는 기업이 없습니다.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고 거래 자격을 잃게 됩니다. 약간 싸다고 하여 이러한 모험을 선택할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운하가 건설되었다 해도 그 운하를 이용할 기업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기존의 기업들은 이미 해운, 철로, 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곳들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운하는 기차, 도로, 해운에 비해 너무나 느리며, 건설비와 토지보상비 운영비를 생각하면 절대로 타 수송수단에 비해 저렴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 수단에 비해 배수 단위로 느린 수송수단을 이용할 기업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고가 나면 3천만 국민의 식수가 위협을 받게 됩니다. 고구마처럼 길게 뻗은 한반도엔 천혜의 바다들이 있습니다.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바다들이 있는데 천문학적인 투자비와 운영비를 들여가면서 3천만 국민의 식수를 위협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추진자측은 일을 저지를 수 있지만, 그 결과는 국민이 떠안아야 합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폭탄보다 더 무서운 파괴력을 갖는 무서운 괴물이 이런 식의 운하라는 생각이 듭니다.
쟁 점
경부운하의 핵심쟁점은 크게 4가지로 축약되는 것 같습니다.
1. 경제성
2. 공사비 및 유지비
3. 3,000만이 마시는 식수원
4. 홍수 및 환경 문제
쟁점1: 경제성
찬성측은 경부운하 건설비 15조 중 60%는 골재를 팔아 대겠다고 합니다. 운하를 파면 골재가 연간 9억 입방미터가 나온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 중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골재는 1억 입방미터에 불과한데 나머지 8억톤은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퍼 올 수 있는 모래가 다 골재가 될 수는 없다 합니다. 돈이 될 만한 골재가 채취되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현재도 많은 곳에서 모래를 퍼다 쓰고, 외국에서 수입도 하는데, 국산모래까지 시장에 등장하면 기존의 골재라인에서는 가격을 낮춰 공급할테고, 골재가격이 하락할 것입니다. 그러면 골재를 팔아 투자비를 충당한다는 꿈은 깨지는 것입니다. 지방자치체들 중 상당수가 지방세의 주요수입을 골재판매로 채우고 있습니다. 골재를 모두 중앙정부가 채취하면 지방의 운영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지자체의 저항도 있을 것입니다.
추진자측은 골재판매량을 뺀 나머지 건설비는 민간투자에 맡긴다고 합니다. 민간 기업이 수조 단위로 투자를 하면 투자비를 회수해야 합니다. 운하를 이용하는 비용이 비싸면 아무도 느린 운하를 비싸게 이용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고객들 수가 늘어나야 하지만 적재량과 운행횟수가 제한된 바지선으로 한국 물동량의 80%를 소화한다는 것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경부운하에 띄울 바지선의 크기는 2,000톤 정도라 하며 컨테이너 50개 정도를 싣는다 합니다. 이는 화물열차 1대 분이라 합니다. 얼마나 많은 물동량이 운하를 이용할지, 운하가 얼마나 많은 물동량을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료는 찾아보기 힘이 듭니다. 바지선 한척과 철도 화물차량 1대가 부산에 가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기차는 싸고 빠른 것이며 바지선은 비싸고 느린 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연구되고 발표된 내용들은 개념연구(concept analysis) 수준에 불과합니다. 공사를 결심하려면 사전에 구체성을 갖는 타당성분석(feasibility study)을 해야 하며 이는 공사에 참여할 민간 업체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타당성 분석 없이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모험의 극치인 것입니다.
타당성분석을 정부가 나서서 하게 되면 집권자의 의지에 영합하는 연구결과를 내놓게 됩니다. 경부고속철은 처음엔 5조8,000억원이 든다했지만, 지금은 20조 이상이 들어갔다 합니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민자에 의해 건설됐지만 기업이 투자한 돈에 비해 수익이 터무니없이 적어 정부가 매년 700억~1.100억원씩의 돈을 국민 세금으로 투자회사에 물어주고 있다 합니다.
소화물이나 상하기 쉬운 농수산물은 운하를 찾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공장들에서 다루는 화물은 소량 단위의 원자재와 부품 및 구성품들이며 이들은 시간을 다투는 화물들이라 느린 운하를 찾지 않을 것입니다. 대량의 화물은 기껏해야 석회석이나 석탄과 같은 것들이며 이런 산업체들은 해안가, 철도변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분석해야 할 것은 운하로 몰릴 화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런 화물은 어느 지역들에 집중돼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이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 아마도 운하를 찾을 화물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지도 모릅니다.
고인 물은 쉽게 얼어 버립니다. 3개월간 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바지선은 운행될 수 없을 것입니다.
쟁점2. 공사비 및 유지비
갑문, 댐, 유수지(홍수조절용 저수지), 수위조절용 장치에 대한 건설비와 운영유지비는 아마도 조사하는 전문연구소들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조사해보니, 건설비는 20조-100조 단위, 연간 운영유지비는 수조원 단위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강우량은 6-9월에 치중되어 있고, 연간 강우량의 3분의2가 6-9월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남한강과 낙동강에 자연적으로 흐르는 강물만으로는 배를 띄울 수는 없습니다. 여름의 홍수기에 물을 저장하였다가 갈수기에 천천히 풀어놓아야 합니다. 댐과 보, 수유지들이 대량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팔당댐의 방류량은 초당 200톤이라 합니다. 그것이 서울지역 한강의 유량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지역 한강의 깊이는 겨우 2-3m라 수준, 6m의 수심을 갈수기(200일)에 유지하려면 40-50억톤의 유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있습니다. 소양강 댐(70㎢)의 저수량은 20억톤, 깊이는 100-200m라 합니다. 팔당댐은 2억톤이라 합니다.
경부운하를 운영하려면 소양강 댐이 2개 정도 필요하다는 주먹구구식 계산이 나옵니다. 이 정도의 물을 상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댐과 수많은 유수지가 필요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소양강댐과 같은 규모의 댐을 더 이상 만들 수 없다 합니다. 운하 길에 건설될 댐은 기껏해야 수심이 수십m, 홍수 흡수용 저수지인 ‘유수지’는 몇 m 단위일 것이라 합니다. 이렇듯 얕은 수심을 갖는 댐들에 그 많은 용량의 물을 저장하려면 얼마나 많은 댐과 유수지를 만들어야 하겠습니까? 수많은 댐을 만들고 수많은 유수지를 만들자면 어마어마하게 넓은 지역이 물에 잠겨야 할 것입니다.
낙동강에만 교량이 110개 정도가 있다 합니다. 한강을 보십시오. 한강 교량은 건설 중인 것들까지 합치면 30개 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수심 3m를 6m로 높이면, 기존의 교량들 밑으로 2,000톤 규모의 바지선이 짐을 가득 싣고 다닐 수 있는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낙동강의 경우 강폭을 100-200m에서 600m로 늘리고 수심을 2m에서 6m로 높이면 몇 개의 교량을 헐고 몇 개의 교량을 다시 건설해야 하는지 전문 분석가들에 연구용역을 준다 해도 결론들이 분분할 것입니다. 기존의 교량들은 기존의 수심, 강폭, 유속에 맞추어 건설했는데 이 모두가 대폭적으로 바뀌면 교량은 모두 다시 건설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쟁점 3. 상수원에 대한 위협
운하란 물을 갑문으로 가두고, 고인 물 위로 배가 달리게 만드는 시설'입니다. 고인 물은 썩게 됩니다. 식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보다도 물속에 용해된 산소량(용존산소량)입니다. 운하의 물은 이 용존산소량에 결정적 결함을 지니고 있다 합니다. 찬성자측은 배의 스크류가 용존산소량을 늘린다 하지만 그 반대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물속에서만 돌아가는 스크류는 물과 대기의 접촉을 도와주는 게 아니고, 오히려 소량씩의 기름만 유출할 뿐이라 합니다. 선박은 기본적으로 기름을 흘리고 다니는 존재입니다. 항구 주변의 물에 기름이 뜨는 것은 이 때문이라 할 것입니다.
이는 환경의 문제를 넘어 인간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은 사고 하나로도 얼마든지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다와는 달리 강물에 흘린 몇 톤의 기름이나 이물질은 당장 그 물을 먹는 모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날 확률이 아무리 낮다 해도 사고는 언제든지 날 수 있습니다. 일단 사고가 나면 그 사고는 3천만 생명을 위협하게 됩니다. 국민소득이 아무리 올라간다 해도 이러한 위험을 머리에 이고 사는 한, 우리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경부운하는 참으로 불안한 존재인 것입니다.
쟁점4. 홍수 및 환경
운하는 기본적으로 물을 가득하게 담아두어야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비가 조금만 와도 범람하게 됩니다. 미국 카트리나 홍수의 직접적인 원인은 도시 근처를 지나가던 운하가 범람해서 유발된 사고였다 합니다. 이을 피하기 위해 강을 깊게 파거나, 제방을 더욱 높게 건설하면 그 비용을 감당해 낼 수 가 없다 합니다. 미국이나 독일 등이 홍수에 당한 것도 비용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둑을 높게 쌓아 올리면, 청계천처럼 둑은 높고 물은 조금 흐르는 것과 같은 모양이 될 것입니다.
더구나 굽이굽이 굽이친 강을 어느 정도 곧게 만들고, 거기에 홍수가 생기면 갑자기 불어난 유량과 유속을 이길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스키를 탈 때 굽이굽이 내려오지 않고 직강하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제방을 허물고 교량을 허물고 주변 마을을 뒤덮을 것입니다. 자살행위가 따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가 오면 수십 개의 댐과 유수지가 유기체처럼 연결되어 조절되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댐 하나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수십 개의 설비 중 한 개만 문제를 일으켜도 넓은 주변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할 것이라 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3개의 강을 콘크리트로 가두어 두고, 고이게 만들면 그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는 누구도 단언하지 못할 만큼 가공할 수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경부운하 사업은 3천만의 식수를 위협하고 ‘카트리나’보다 더 큰 규모의 살인적 홍수의 위험을 내포하고,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을 만큼 무모한 사업이라고 봅니다. 운하는 현대적인 화물에는 너무나 느립니다. 운송비가 오히려 비싸면 비쌌지 쌀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위험합니다. 식수를 썩게 만들고, 카트리나와 같은 홍수를 유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위험하고 경쟁력 없는 사업을 꼭 해야 하는 것인지 모두가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2008.1.11.
1. 북한 운하(한강으로부터 신의주 및 원산을 V자로 잇는 운하)
2. 호남운하(한강-금강-영산강을 잇는 운하)
3. 경부운하(한강-남한강-낙동강을 잇는 운하)
연구결과들 제각각
운하건설을 추진하는 쪽의 주장은 향후 한국의 화물량이 여러 배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운하건설이 필수적이라 합니다. 서울과 부산 간의 물동량 80%가 운하에 의해 소화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운하 추진측은 독일을 모범 케이스(벤치마킹)로 삼고 있지만 독일에서 운하가 담당하는 물류는 겨우 8% 미만이라 합니다.
운하 건설을 놓고 찬성하는 쪽의 수치와 반대하는 쪽의 수치 사이에 차이가 많이 납니다. 서울~부산 간 화물 운송 시간의 차이를 보겠습니다. 찬성 쪽은 32시간, 반대쪽은 72시간 걸린다 주장합니다. 100시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야간기준으로 도로는 4시간, 철도는 6시간입니다. 어쨌든 운하는 도로나 철로에 비해 10배 단위로 느린 것입니다.
컨테이너 한 개당 운반비용에서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찬성측은 27만원, 반대 측은 49만원, 바꿔야 할 교량 개수에서도 찬성측은 11개, 반대측은 48개라 주장합니다. 전체 공사비도 찬성측은 15조원, 반대측은 50조원이라고 주장합니다. 100조가 넘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식수에 대해서도 찬성 쪽은 물이 깨끗해진다고 주장하고, 반대쪽은 더러워진다고 주장합니다.
경부운하의 프로필
운하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는 독일의 마인-도나우 운하는 길이 171km이며 16개의 갑문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식수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합니다. 평균 10km 구간마다 갑문을 만들어 기다란 수영장처럼 물을 가두어 두고 그 고인물 위로 바지선이 느린 속도로 다니는 것입니다. 수영장과 수영장 사이에는 수면의 높이가 다릅니다. 낮은 수면에서 높은 수면으로 배가 올라가거나, 그 반대로 높은 수면에서 낮은 수면으로 배가 내려가려면 갑문장치를 통해 펌프로 수면이 낮은 쪽에 막대한 양의 물을 퍼 올려 수면이 일치하게 한 다음, 갑문을 열고 배가 지나간 후 물을 다시 빼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2,000톤 정도의 바지선이 다니려면 수심이 최소한 6m는 돼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운하를 미끄러져 오던 바지선이 조령터널을 통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령터널은 해발 130m 정도의 높이에 뚫을 것이라 합니다. 짐을 가득 실은 2천톤 규모의 바지선이 낮은 수면으로 오다가 높은 터널 앞에 오면 엄청난 양의 물을 퍼 올려 배를 터널 높이로 띄워야 할 것입니다.
또한 조령터널의 사이즈는 배에 딱 맞을 만큼 협소하게 뚫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터널 양 옆에 고정된 전기식 예인차량이 배를 붙들고 조심스럽게 끌고 간다 합니다. 파나마 운하가 이런 식으로 운영 중이며, 비싼 통과세의 상당부분이 이러한 비용에서 유발한다 합니다. 터널을 한 개만 뚫는지 두 개를 뚫는지에 대해서도 확실한 자료가 없습니다. 한 개만 뚫는다면 반대 방향에 있는 배는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충주댐을 통과할 때는, 대략 50m의 높이를 단 한 번에 배가 오르내릴 수 있도록 갑문장치를 만든다 합니다. 전기세와, 통과시간이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낙동강 최 하류의 평소 수심은 2m, 최소한의 깊이인 6m의 깊이를 만들려면 공사량이 엄청날 것입니다. 남한강과 낙동강은 강폭이 100~300m 정도에 불과하며, 구불구불합니다. 이를 600m로 넓히고 구불구불한 강을 대략 직선으로 만드는 데 소요되는 공사비, 토지수용비가 엄청날 것입니다. 엄청난 양의 물을 가두려면 제방이 두껍고 단단해야 하며, 제방에 인접한 강바닥의 상당부분에도 콘크리트를 쳐야 하는 모양입니다. 수초가 자랄 수 없고, 생태계도 파괴될 것입니다.
강을 넓히고, 굽어진 곡류를 곧게 만드는 직류화 공사는 대규모 공사이며 그에 따르는 토지보상비도 엄청날 것입니다. 여기에 19개의 갑문을 건설하고 보를 건설하고 수량조절용 댐을 건설하고 홍수를 조절하기 위한 저수지(유수지)들을 건설하는 비용 그리고 수위를 조절하고 갑문을 여닫는 데 소요되는 운영비가 계산하는 사람들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속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타이타닉호가 최고 속력으로 질주했을 때가 시속 40Km라 합니다. 추진자측은 수천 톤의 바지선이 시속 30km로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차량은 가다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곧장 서지만 이 정도의 배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수 km를 미끄러져 간다 합니다. 태안에서 유조선과 예인선이 충돌한 것도 이러한 통제 불가능한 현상 때문이었다 합니다. 배의 속도에 대해 다른 전문가들은 시간당 10-15km 정도에 그칠 것이라 합니다.
어느 전문가 교수는 경부운하가 경운기보다 늦고, 하루에 고작 12대의 배밖에 다닐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동농기계' 가 제작한 경운기 속도는 20km/h 정도입니다. 바지선의 속도는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 시간당 13km입니다. 유럽연합의 법정속도는 시간당 18km라 합니다. 경운기보다 늦은 것입니다. 경부운하 거리와 유사한 라인강 운하의 로테르담∼프랑크푸르트 528km 구간에는 갑문이 2개 밖에 없는데도 통과시간은 58시간이라 합니다. 경부 대운하 540km를 시속 13km로 간다면 줄잡아 112시간이 걸린다는 계산도 있습니다.
추진자측은 무사고를 전제로 운하를 건설하겠다 하지만 사고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3천만 국민은 갑자기 식수를 잃게 됩니다. 식수에 수천 톤의 바지선을 운행한다는 것은 마치 폭발물을 가슴에 안고 사는 것처럼 조마조마한 일일 것입니다. 독일전문가를 포함해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바지선을 녹슬게 하지 않으려면 방청제와 도료를 발라야 하는데 그것이 독성이 강하다 합니다. 바지선들이 다니면 물에 탄산가스 양이 늘어나고 산소가 파괴된다 합니다. 배는 가장 나쁜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늘 기름을 뿌리고 다닌다 합니다. 추진자측은 천연가스를 이용할 것이라 하지만 이 역시 혼돈스럽습니다. 더구나 물이 고여 있기 때문에 썩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추진자측은 물이 오히려 정화된다고 하니 혼란이 가중되는 것입니다.
추진자측은 공사기간을 4년으로 잡지만 10년 이상 걸린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공사기간에는 물이 구정물로 변합니다. 그러면 식수를 한강, 남한강 낙동강에 매달려오던 3천만 국민들은 그 긴 공사기간에 무슨 물을 마셔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대책이 없어 보입니다.
한국의 화물은 이제까지 도로, 철로, 해운을 이용하여 왔습니다. 이 모든 운송수단이 운하보다 훨씬 빠릅니다, 한국 내륙화물의 특징은 소량 화물이고 신속한 운송을 요하는 것들입니다. 어느 기업이든 납기에 쫓기지 않는 기업이 없습니다.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고 거래 자격을 잃게 됩니다. 약간 싸다고 하여 이러한 모험을 선택할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운하가 건설되었다 해도 그 운하를 이용할 기업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기존의 기업들은 이미 해운, 철로, 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곳들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운하는 기차, 도로, 해운에 비해 너무나 느리며, 건설비와 토지보상비 운영비를 생각하면 절대로 타 수송수단에 비해 저렴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 수단에 비해 배수 단위로 느린 수송수단을 이용할 기업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고가 나면 3천만 국민의 식수가 위협을 받게 됩니다. 고구마처럼 길게 뻗은 한반도엔 천혜의 바다들이 있습니다.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바다들이 있는데 천문학적인 투자비와 운영비를 들여가면서 3천만 국민의 식수를 위협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추진자측은 일을 저지를 수 있지만, 그 결과는 국민이 떠안아야 합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폭탄보다 더 무서운 파괴력을 갖는 무서운 괴물이 이런 식의 운하라는 생각이 듭니다.
쟁 점
경부운하의 핵심쟁점은 크게 4가지로 축약되는 것 같습니다.
1. 경제성
2. 공사비 및 유지비
3. 3,000만이 마시는 식수원
4. 홍수 및 환경 문제
쟁점1: 경제성
찬성측은 경부운하 건설비 15조 중 60%는 골재를 팔아 대겠다고 합니다. 운하를 파면 골재가 연간 9억 입방미터가 나온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 중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골재는 1억 입방미터에 불과한데 나머지 8억톤은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퍼 올 수 있는 모래가 다 골재가 될 수는 없다 합니다. 돈이 될 만한 골재가 채취되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현재도 많은 곳에서 모래를 퍼다 쓰고, 외국에서 수입도 하는데, 국산모래까지 시장에 등장하면 기존의 골재라인에서는 가격을 낮춰 공급할테고, 골재가격이 하락할 것입니다. 그러면 골재를 팔아 투자비를 충당한다는 꿈은 깨지는 것입니다. 지방자치체들 중 상당수가 지방세의 주요수입을 골재판매로 채우고 있습니다. 골재를 모두 중앙정부가 채취하면 지방의 운영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지자체의 저항도 있을 것입니다.
추진자측은 골재판매량을 뺀 나머지 건설비는 민간투자에 맡긴다고 합니다. 민간 기업이 수조 단위로 투자를 하면 투자비를 회수해야 합니다. 운하를 이용하는 비용이 비싸면 아무도 느린 운하를 비싸게 이용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고객들 수가 늘어나야 하지만 적재량과 운행횟수가 제한된 바지선으로 한국 물동량의 80%를 소화한다는 것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경부운하에 띄울 바지선의 크기는 2,000톤 정도라 하며 컨테이너 50개 정도를 싣는다 합니다. 이는 화물열차 1대 분이라 합니다. 얼마나 많은 물동량이 운하를 이용할지, 운하가 얼마나 많은 물동량을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료는 찾아보기 힘이 듭니다. 바지선 한척과 철도 화물차량 1대가 부산에 가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기차는 싸고 빠른 것이며 바지선은 비싸고 느린 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연구되고 발표된 내용들은 개념연구(concept analysis) 수준에 불과합니다. 공사를 결심하려면 사전에 구체성을 갖는 타당성분석(feasibility study)을 해야 하며 이는 공사에 참여할 민간 업체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타당성 분석 없이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모험의 극치인 것입니다.
타당성분석을 정부가 나서서 하게 되면 집권자의 의지에 영합하는 연구결과를 내놓게 됩니다. 경부고속철은 처음엔 5조8,000억원이 든다했지만, 지금은 20조 이상이 들어갔다 합니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민자에 의해 건설됐지만 기업이 투자한 돈에 비해 수익이 터무니없이 적어 정부가 매년 700억~1.100억원씩의 돈을 국민 세금으로 투자회사에 물어주고 있다 합니다.
소화물이나 상하기 쉬운 농수산물은 운하를 찾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공장들에서 다루는 화물은 소량 단위의 원자재와 부품 및 구성품들이며 이들은 시간을 다투는 화물들이라 느린 운하를 찾지 않을 것입니다. 대량의 화물은 기껏해야 석회석이나 석탄과 같은 것들이며 이런 산업체들은 해안가, 철도변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분석해야 할 것은 운하로 몰릴 화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런 화물은 어느 지역들에 집중돼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이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 아마도 운하를 찾을 화물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지도 모릅니다.
고인 물은 쉽게 얼어 버립니다. 3개월간 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바지선은 운행될 수 없을 것입니다.
쟁점2. 공사비 및 유지비
갑문, 댐, 유수지(홍수조절용 저수지), 수위조절용 장치에 대한 건설비와 운영유지비는 아마도 조사하는 전문연구소들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조사해보니, 건설비는 20조-100조 단위, 연간 운영유지비는 수조원 단위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강우량은 6-9월에 치중되어 있고, 연간 강우량의 3분의2가 6-9월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남한강과 낙동강에 자연적으로 흐르는 강물만으로는 배를 띄울 수는 없습니다. 여름의 홍수기에 물을 저장하였다가 갈수기에 천천히 풀어놓아야 합니다. 댐과 보, 수유지들이 대량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팔당댐의 방류량은 초당 200톤이라 합니다. 그것이 서울지역 한강의 유량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지역 한강의 깊이는 겨우 2-3m라 수준, 6m의 수심을 갈수기(200일)에 유지하려면 40-50억톤의 유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있습니다. 소양강 댐(70㎢)의 저수량은 20억톤, 깊이는 100-200m라 합니다. 팔당댐은 2억톤이라 합니다.
경부운하를 운영하려면 소양강 댐이 2개 정도 필요하다는 주먹구구식 계산이 나옵니다. 이 정도의 물을 상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댐과 수많은 유수지가 필요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소양강댐과 같은 규모의 댐을 더 이상 만들 수 없다 합니다. 운하 길에 건설될 댐은 기껏해야 수심이 수십m, 홍수 흡수용 저수지인 ‘유수지’는 몇 m 단위일 것이라 합니다. 이렇듯 얕은 수심을 갖는 댐들에 그 많은 용량의 물을 저장하려면 얼마나 많은 댐과 유수지를 만들어야 하겠습니까? 수많은 댐을 만들고 수많은 유수지를 만들자면 어마어마하게 넓은 지역이 물에 잠겨야 할 것입니다.
낙동강에만 교량이 110개 정도가 있다 합니다. 한강을 보십시오. 한강 교량은 건설 중인 것들까지 합치면 30개 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수심 3m를 6m로 높이면, 기존의 교량들 밑으로 2,000톤 규모의 바지선이 짐을 가득 싣고 다닐 수 있는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낙동강의 경우 강폭을 100-200m에서 600m로 늘리고 수심을 2m에서 6m로 높이면 몇 개의 교량을 헐고 몇 개의 교량을 다시 건설해야 하는지 전문 분석가들에 연구용역을 준다 해도 결론들이 분분할 것입니다. 기존의 교량들은 기존의 수심, 강폭, 유속에 맞추어 건설했는데 이 모두가 대폭적으로 바뀌면 교량은 모두 다시 건설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쟁점 3. 상수원에 대한 위협
운하란 물을 갑문으로 가두고, 고인 물 위로 배가 달리게 만드는 시설'입니다. 고인 물은 썩게 됩니다. 식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보다도 물속에 용해된 산소량(용존산소량)입니다. 운하의 물은 이 용존산소량에 결정적 결함을 지니고 있다 합니다. 찬성자측은 배의 스크류가 용존산소량을 늘린다 하지만 그 반대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물속에서만 돌아가는 스크류는 물과 대기의 접촉을 도와주는 게 아니고, 오히려 소량씩의 기름만 유출할 뿐이라 합니다. 선박은 기본적으로 기름을 흘리고 다니는 존재입니다. 항구 주변의 물에 기름이 뜨는 것은 이 때문이라 할 것입니다.
이는 환경의 문제를 넘어 인간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은 사고 하나로도 얼마든지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다와는 달리 강물에 흘린 몇 톤의 기름이나 이물질은 당장 그 물을 먹는 모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날 확률이 아무리 낮다 해도 사고는 언제든지 날 수 있습니다. 일단 사고가 나면 그 사고는 3천만 생명을 위협하게 됩니다. 국민소득이 아무리 올라간다 해도 이러한 위험을 머리에 이고 사는 한, 우리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경부운하는 참으로 불안한 존재인 것입니다.
쟁점4. 홍수 및 환경
운하는 기본적으로 물을 가득하게 담아두어야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비가 조금만 와도 범람하게 됩니다. 미국 카트리나 홍수의 직접적인 원인은 도시 근처를 지나가던 운하가 범람해서 유발된 사고였다 합니다. 이을 피하기 위해 강을 깊게 파거나, 제방을 더욱 높게 건설하면 그 비용을 감당해 낼 수 가 없다 합니다. 미국이나 독일 등이 홍수에 당한 것도 비용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둑을 높게 쌓아 올리면, 청계천처럼 둑은 높고 물은 조금 흐르는 것과 같은 모양이 될 것입니다.
더구나 굽이굽이 굽이친 강을 어느 정도 곧게 만들고, 거기에 홍수가 생기면 갑자기 불어난 유량과 유속을 이길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스키를 탈 때 굽이굽이 내려오지 않고 직강하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제방을 허물고 교량을 허물고 주변 마을을 뒤덮을 것입니다. 자살행위가 따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가 오면 수십 개의 댐과 유수지가 유기체처럼 연결되어 조절되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댐 하나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수십 개의 설비 중 한 개만 문제를 일으켜도 넓은 주변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할 것이라 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3개의 강을 콘크리트로 가두어 두고, 고이게 만들면 그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는 누구도 단언하지 못할 만큼 가공할 수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경부운하 사업은 3천만의 식수를 위협하고 ‘카트리나’보다 더 큰 규모의 살인적 홍수의 위험을 내포하고,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을 만큼 무모한 사업이라고 봅니다. 운하는 현대적인 화물에는 너무나 느립니다. 운송비가 오히려 비싸면 비쌌지 쌀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위험합니다. 식수를 썩게 만들고, 카트리나와 같은 홍수를 유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위험하고 경쟁력 없는 사업을 꼭 해야 하는 것인지 모두가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2008.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