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고 잡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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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졸고 잡담하고 댓글 0건 조회 837회 작성일 08-01-26 12:0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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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민센터 공익근무요원이 본 공무원들
각 지방자치단체는 인구가 줄어도 정원이 늘어난 이유를 “현장업무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서울 강북의 한 주민센터(옛 동사무소)에서 1년가량 일한 공익근무요원 A(23) 씨가 경험한 것은 다르다. A 씨의 이야기를 1인칭으로 재구성해 봤다.
우리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20명이다. 그중에 15명이 공무원이고 3명은 흔히 공공근로라고 하는 행정 서포터스, 그리고 나를 포함한 공익근무요원이 2명이다.
동장은 5급 사무관이고 6급인 계장은 복지계장과 민원계장이 한 명씩 있다. 민원계장이 비교적 일이 많고 복지계장은 한가한 편이다. 전임 복지계장은 정년퇴직을 2년 앞둔 분이었는데 거의 하는 일이 없었다. 아침에 동장에게 뭔가를 결재받은 뒤 점심 먹고 졸다가 통장이 오면 이야기를 하는 게 전부였다. 두 시간씩 코를 골며 자기도 했다. 자기 아들의 비행기표를 예약하라든가, 가족 여행지를 알아보라는 등 심부름도 9급 직원과 공익근무요원에게 시켰다.
복지계에는 사회복지, 가정복지, 기초노령연금 담당 직원이 한 명씩 있다. 사회복지 담당자가 성실한 편이어서 1주일에 한두 번 기초생활수급자를 만나러 외근을 나간다. 다른 두 사람은 여간해서는 센터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민원인에게는 친절하지만 ‘찾아가는 행정’을 펼치는 것 같지는 않다.
민원계가 복지계보다는 일이 많지만 그래도 손이 달릴 정도로 바쁜 건 아니다. 직원들은 상냥하기는 하지만 은행이나 백화점 직원들만큼 적극적이진 않다.
하루에 2, 3명씩은 꼭 남아서 시간외수당을 받아간다.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시간외수당 한계가 정해져 있다. 성과를 내거나 일을 해야 할 필요는 없으니 그냥 앉아 있다가 간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
방법좀 가르켜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