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 코드를 가진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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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스벨트 댓글 0건 조회 1,449회 작성일 08-02-01 08:56본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사들은 지난달 미국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관련 서적을 구입해 서로 돌려가며 읽었다.
이명박 당선인이 수많은 역경을 극복한 인물이자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루스벨트와 닮은꼴이라는 평가 때문.
미국 '경제 리더십'의 상징이자 역대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루스벨트를 좀 더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도 인수위 안팎에 퍼져나갔다.
◆ 공통 코드들 =
이 당선인이 지독한 가난을 이겨내고 '월급쟁이 신화'를 이룩했다면 루스벨트는 39세에 소아마비에 걸려 평생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4선 대통령의 위업을 일궈냈다. 루스벨트가 뉴욕주지사를 통해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면 이 당선인은 서울시장으로 기반을 다졌다.
루스벨트는 대공황 여파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1933년에 취임했다. 이명박 정부도 루스벨트와 마찬가지로 경제 회복에 대한 국민적 갈증이 극에 달했을 때 출범한다.
'어머니'라는 단어도 이 당선인과 루스벨트를 연결시켜주는 또 하나의 코드다. 루스벨트는 명문가 외아들로 태어났으나 17세 때 아버지를 여읜 후 어머니의 지극한 교육열을 통해 정치인으로서 성장했다. 하버드대학에서 공부할 때 어머니가 학교 옆으로 이사 가서 뒷바라지하는 등 미국식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정성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 당선인도 '어머니'를 항상 가슴에 품고 다닌다. 뻥튀기 장사를 하던 어린시절과 6ㆍ3시위로 구속됐을 때 '당당해라' '소신대로 행동하거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이 삶의 지표가 됐다.
◆ 성장 기폭제도 닮은꼴? =
루스벨트가 경제성장의 기폭제로 내놓은 것은 테네시강 유역 개발 계획(TVA). 뉴딜정책 일환으로 추진된 TVA는 테네시강 본류와 지류에 26개 대형 댐을 건설하고 남부 내륙 운하를 설치하는 대형 토목공사였다.
이 당선인이 공약한 한반도 대운하와 흡사하다. 이 당선인은 한반도 대운하가 성공하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국민 절반에 가까운 반대 목소리가 여전히 존재한다.
인수위가 내놓은 정부조직 개편안도 국회의 논란과 청와대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희망의 대통령 루즈벨트' 저자인 김형식 한반도 국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루스벨트는 반대하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설득하는 대통령이었다"며 "이명박 당선인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 하나하나를 챙길 줄 아는 대통령이 돼야 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디오가 막 보급되던 시절 루스벨트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뉴딜정책에 대해 국민 지지를 호소했다. 거리로 나가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이른바 '노변정담'을 나누며 설득해 나갔다. 따라서 곧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도 루스벨트처럼 국민 설득 노력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장석효 인수위 한반도대운하TF 팀장은 "이 당선인은 청계천 복원공사를 할 때도 서울시 공무원과 함께 청계천 주변 상인 22만명을 4000번이나 만나면서 지루한 설득을 계속했던 사람"이라며 "믿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념 버리고 실용 좇기 =
루스벨트는 취임사에서 "살아남으려면 개혁하라"고 역설했다. 이 당선인은 최근 인수위 회의에서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했다.
개혁 의지에 있어서도 두 사람은 막상막하다. 루스벨트는 취임 직후 이른바 '백일의회'라는 특별의회를 소집해 뉴딜정책 등 불황타개를 위한 개혁정책을 일괄 발표했다. 현 인수위에서도 정부조직 개편, 교육개혁, 금산분리 완화, 공기업 민영화 등 혁신적인 내용들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끝까지 관철시키는 점이나 현장감에 기초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리더십도 루스벨트와 이명박의 닮은 점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특히 CEO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 측근들은 '좌익도 우익도 아닌 실용'이 이명박 개혁의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평가한다.
정치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끝까지 관철시키는 점이나 현장감에 기초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리더십도 루스벨트와 이명박의 닮은 점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특히 CEO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 측근들은 '좌익도 우익도 아닌 실용'이 이명박 개혁의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루스벨트는 이른바 '케인스학파' 주장을 받아들여 재정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경제 회복을 시도한 반면 70여 년이 지난 한국에서 이 당선인은 과감한 규제 타파를 통해 시장원리를 회복하는 데 개혁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