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청장의 무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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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장 댓글 0건 조회 831회 작성일 08-02-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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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 새해 연휴를 마무리하고 있는 국민에게 숭례문 전소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불이 났는데도 화재를 감지할 경보시스템 하나 없이 소화기 8대가 전부인 허술한 관리체계에 국보 1호가 하룻밤 새 재가 된 것이다.
 
 대한민국에 널려 있는 아파트 화재경보시스템만도 못했다는 얘기다.
 
야간 통제는커녕 화재에 속수무책인 무인경비시스템 달랑 하나 달려 있었다는 데엔 분노마저 인다.
 
문화재 화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2005년 낙산사 화재 이후 중요 목조문화재에 수막설비와 경보시설 등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숭례문은 우선순위에 밀려 빠졌다니 아연할 따름이다.
 
국보 1호가 밀렸다면 대체 어디에 무얼 설치했다는 건가. 화재 초기 대응은 더욱 한심하다.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지시에 적극 진압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화재관리시스템의 기본마저 의심스럽다. 그런 화급한 마당에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외유 중이었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문화재청의 화재에 대한 안이한 대응방식 탓도 있다. 낙산사 화재, 창경궁 문정전, 수원 화성 서장대 방화사건 등을 겪고도 대응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다.
 
이는 문화재 수장인 유 청장의 인식을 보면 알 만하다. 그는 지난해 여주 영릉에서 세종대왕 탄신 610돌 숭모제를 지낸 뒤 지역구 의원과 지자체장 30여명을 모아놓고 영릉 재실 바로 앞에서 숯불 버너 오찬을 벌인 장본인이다.
 
취사도구, 인화물질 반입을 금지한 문화재청 훈령을 위반하면서 파티를 연 것이다.
 
유 청장은 참여정부 유난히 단명했던 장ㆍ차관들과 달리 취임 3년6개월이 다 돼 가는 최장수 청장이다.
 
‘코드 청장’임을 입증한 셈이다. 그러나 그의 재임기간 내내 구설수는 끊이질 않았다.
 
 한 나라의 문화재 관리가 청장 개인의 사적 취미로 흘렀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회의가 들었는지 그는 지난해 가을께엔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제 국보가 재가 된 참담한 현실에서 그는 그때 물러날걸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유 청장이 11일 급거 귀국한다. 그러나 긴박한 상황에서 문화재 관리의 최고책임자인 청장이 해외 체류로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한 데 대한 책임은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