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분노했나'..대형 해상사고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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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형 해상사고 댓글 0건 조회 672회 작성일 08-02-1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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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가 분노했나'..대형 해상사고 속출>
 
해경 '태안 사고' 이후 숨 돌릴 틈없어
 
한달여 새 인명피해 작년 전체의 절반 넘어
 
지난해 12월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동해, 서해, 남해를 가리지 않고 전국의 바다에서 대형 해상사고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어 해양경찰이 연말연시는 물론, 설 연휴까지 반납한 채 실종자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5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여 사이 해상사고로 7명이 숨지고 29명이 실종, 모두 3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 작년 한해 전체 인명피해 70명(사망 29명, 실종 41명)의 절반을 넘어 섰다.
 
 
◇꼬리 무는 대형 해상사고
 
4일 오후 2시21분께 인천 동구 작약도 남쪽 1.4km 해상에서 화물선 88금영호(600t급)가 예인선 선광9호(269t급)와 충돌해 침몰, 선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이에 앞서 3일 오전 2시45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동쪽 39km 해상에선 어선 우림호(6.7t)가 103문성호(29t급)에 들이받혀 선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지난 1월30일 오후 6시10분께에는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65km 해상에서 어선 102소양호(136t급)가 악천후 속에서 침몰, 10명이 실종됐다.
 
또 지난해 12월27일에는 강원 강릉시 주문진 동쪽 69km 해상에서 채낚기어선 오복호(24t급)에서 불이 나 선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이와 함께 같은달 25일에는 전남 여수시 백도 북동쪽 13km 해상에서 화학약품 운반선 이스턴브라이트호(1천300t급)가 악천후 속에서 침몰, 3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잇단 해양사고 원인은
 
네티즌들은 `바다가 분노했다', `용왕님이 노했다'라며 웃지 못할 글들을 올리고 있지만 잦은 해상 사고에 우려하고 있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해경은 예년같으면 안개가 자주 끼는 농무기(3∼6월)와 피서객들이 몰리는 7∼8월에 인명 피해가 많이 발생했지만 최근엔 겨울철에 대형사고가 집중돼 다소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들 사고의 원인 역시 현재로서는 운항부주의, 악천후, 화재 등 제각각이어서 최근 이어진 사고간의 연관성도 찾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겨울철에는 한파, 폭설, 결빙 등으로 해상 운항 여건이 다른 계절에 비해 좋지 않고 화기 사용 증가로 화재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 뿐이다.
 
 
◇숨 돌릴 틈 없는 해경
 
태안 기름 유출사고 이후 태안 해역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해 온 해양경찰청은 잇단 대형사고에 대처하느라 연말연시에 이어 설 연휴도 잊은 채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은 태안 사고 이후 거의 모든 방제정과 70%의 경비함정을 태안 해역에 배치했으나 동.서.남해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사고로 인해 경비함정들을 소속 해양경찰서로 원대복귀시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은 최근 잇따라 대형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해상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해역에 경비함을 중점 배치하고 선박들의 소화 장비 비치 유무 및 안전운항 의무사항 이행 여부 점검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나 '태안 사고'이후 2개월여간의 휴일없이 계속된 비상근무로 전국의 해양경찰이 많이 지쳐있는 실정이다.
 
해경청 손경호 수색구조계장은 "최근 10년간 통계를 볼 때 겨울철이라고 해서 특별히 사고가 많은 계절이라고 볼 수 없는데 공교롭게 대형사고가 집중되고 있다"며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1명의 실종자라도 더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운항 종사자 스스로 안전의식을 갖고 항해에 나서는 것이 해상사고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