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팔아도 안되는 교육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교육비 댓글 0건 조회 827회 작성일 08-02-18 08:23

본문

둔촌동에 사는 전업주부 김모씨(42)는 요즘 낮시간에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대기업 부장인 남편 월급만으로는 올해 각각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입학하는 두 아이의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통계청이 지난 주말 발표한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 교육비 지출은 10.1% 늘었다.소득 증가율(5.1%)의 갑절에 이른다.월 평균 소비지출(234만8801원)의 12%인 28만1786원이 교육비로 들어갔다.
 
학생이 있는 집에서 쓴 교육비를 전체 근로자 가구 수로 나눈 평균값이어서 실제 가구당 지출 부담은 이보다 훨씬 크다.정부가 일부러 정확한 사교육비 통계를 내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교육비 오름세는 이미 도시 중산층 가정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초등학생이나 대학생이 있는 집도 마찬가지다.'바늘구멍'이라는 특목고 입학을 위해 몇 백만원씩 하는 초등생 과외가 성행한다.치솟은 대학 등록금 앞에서는 "소 팔아서 대학 보냈다"는 얘기가 무색할 지경이다.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사립대학 등록금 지출은 13.7% 늘었다.중ㆍ고교와 국립대학 등을 포함한 전체 납입금 부담도 전년에 비해 두 자릿수(10.0%) 증가율을 보였다.중ㆍ고생이 주로 이용하는 입시보습학원비 지출은 15.7%나 뛰었다.

문제는 이 같은 교육비 지출 증가세가 참여정부 5년 내내 도시 근로자 가구를 짓눌렀다는 점이다.2002~2007년 가계의 교육비 부담은 42.1%가 늘었다.같은 기간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28.1%에 불과했다.제법 벌이가 있는 중산층 가정의 전업주부들이 부업 전선에 내몰린 것은 누적된 부담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대입 자율화와 영어교육 강화를 통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복안을 내놨다.민간의 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하겠다는 취지에서다.하지만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또 다른 사교육 열풍으로 번지는 것은 아닌지,벌써부터 걱정이다.철저한 보완책이 함께 나오길 고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