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겨울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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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제 댓글 0건 조회 693회 작성일 08-02-1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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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도 6분의 1을 지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느해보다도 다사다난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국발 세계경제 침체가 고개를 들고 있고 국내경제도 물가상승과 함께 내수경기가 더 얼어붙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새로운 불황기의 세계경제를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몇년간 원가절감으로 다이어트 경영을 해왔던 기업들이 이제는 한술 더 떠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기업마다 관리형 예산을 20% 이상씩 감축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일단 안쓰고 관망하자는 심리 때문입니다.

악순환의 징후가 엿보입니다. 지난 3년간 세계 공장인 중국과 인도발 원자재가격 대란이 산업계를 강타, 무역수지를 적자로 돌려놓더니 지난해 말부터는 서민경제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먹거리 물가가 최근 몇달 사이 10~50%까지 고공행진을 하며 물가에 신경을 안쓰던 학생들마저 용돈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밀가루 가격 폭등으로 라면값 등 분식가격 인상에 이어 1000원 하던 김밥 한줄이 1500원으로 껑충 뛰니 당연히 어린 마음에도 경제가 불안한 모양입니다.

기업들의 '허리띠 경영'에 물가까지 뛰면서 97년 외환위기 이후 힘 한번 못폈던 내수경기가 다시 추락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경기가 모두 시계 제로(0) 상태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기업들도 삼성특검을 핑계 되지 않더라도 투자는 말 뿐이지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 5년간 비축했던 현금으로 혹독한 경제의 겨울을 견뎌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투자가 없는 겨울은 봄을 열지 못합니다. 우리 경제의 딜레마입니다. 세계경제가 호황기 일 때는 '과실 챙기기'에 흠뻑 빠져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쳐다보지도 않고, 경기 불황기에는 한파를 견디기위해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아래 투자를 돌보지도 않는 삐뚤어진 투자문화에 빠져있습니다.

2001년 8월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 졸업 이후 국내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신수종사업 찾기에 올인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졸업 이후 7년이 지난 지금도 몇몇기업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찾기만 하고 있습니다.

국내굴지의 대기업 중에 신수종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 몇개나 되는지 헤아려보면 한국경제의 답은 나옵니다.

600대기업의 투자증가율이 지난해 한자릿수(6.7%)로 떨어진 점을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습니다.

10대그룹이 회사에 비축해 둔 현금유보율이 자본금의 8배(788%)가 된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덩치큰 대기업들이 그런데 중소기업 상황은 더 깜깜합니다.

기업의 투자 마인드 전환이 절실한 때입니다. 세계경제 한파에는 기업들의 투자확대에 따른 내수시장의 활성화 이외에는 극복할 방법이 없는 듯 합니다.

현존하는 세계 최대 기업인 GE의 교훈을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GE가 120년간 글로벌 기업으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변화에 발 맞춘 끊임없는 투자와 변신이었습니다. 겨울에 밀집모자를 준비하듯 경제의 겨울에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ㆍ기업친화적)한 새정부가 오는 25일 출범합니다. 기업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어도 기업의 투자가 따르지 않는다면 기업친화적 정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기업도 나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