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한 배려나 느낌에 둔감한 시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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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느낌에 둔감한 댓글 0건 조회 843회 작성일 08-02-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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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위한 배려나 느낌에 둔감한 시대야.

대학병원에 오는 환자들 중에 마음의 병을 앓는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나,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이 시대 자체가 인간의 마음에 둔감하다는 느낌을 받았어.''

 

아아.. 아이코가 갑자기 아이코다워졌다는 생각을 하며

나도 유리창에 비치는 빗방울과 그 소리에 녹아 들어갔다.

 

''우리는 마음에 너무 민감하면 사회적인 방해꾼으로 취급받는 시대에 살고 있어.

마음의 느낌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이 사회의 둔감증을 견딜 수 없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틀어박히고 말아.

그러지 않고서는 자신을 지킬 수 없게 됐어.''

 

''마음의 느낌? 무슨 느낌?''

 

아이코가 물었다.

 

''세상의 모든 느낌....

비가 내릴 것 같은 느낌, 내 몸 어느 작은 부분에 미세하게 무언가가 와 닿는 느낌,

슬픈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 부는 바람의 방향이 바뀔 것 같은 느낌,

보이지 않는 것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 천장에서 벌레들끼리 싸우고 있는 것 같은 느낌,

흙 속에서 생명체가 태어나는 것 같은 느낌, 그 모든 느낌.

그런 것들을 알아차리게 해줄 메뉴얼 같은 건 없어.

가르칠 수도 없고 배울 수도 없어....''

 

...  

 

'도대체가 인간이란 동물은 어른이 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 거야.

그런데도 소년은 빨리도 노인이 되어버려....'

 

나는 가슴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내 속의 소년은 벌써 주름투성이인데, 겉만 어른인 나는 아직도 기저귀를 차고 다녀.'

 

...  

 

우리 몸의 반은 한여름이고... 나머지 반은 한겨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