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이라면 비서관이 직접 보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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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직접 보고 댓글 0건 조회 771회 작성일 08-03-0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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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이라면 비서관이 직접 보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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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대통령, 확대비서관회의 처음 주재
"경호문제 있지만, 업무보고는 되도록 현장에서… 나하고 오래 일한 사람들의 눈치 보는 일 없어야"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은 29일 취임 후 처음 주재한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새 정부의 운영방침을 설명했다. "청와대 근무로 여러분의 고생길이 트였다"고 말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특히 '변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변화는 물이 스며들 듯해야지 강제로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직보(直報) 있으면 바로 하라
이 대통령은 "(수석을 건너뛰어) 비서관들에게 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하겠다. 모두 자기 일에 똑같은 의사소통이 돼야 한다. 이를 유념하라"고 했다. 이어 "비서관들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게 있으면 '내가 해서 될까'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게 더 효율적이면 비서관이 직접 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실천 가능한 액션플랜을 세워달라"며 "건국 이래 60년 동안 많은 지침이 내려갔지만 (청와대) 비서관들이 끝까지 추적한 정부는 성공했다.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최고 프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수석 비서관들에겐 "왜 대통령이 수석을 통하지 않고 비서관과 직접 통화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분야별로 담당 비서관 중심으로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국정철학으로 무장
이 대통령은 이날도 두바이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두바이에서 만난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 하부 공직자, 공기업 직원들을 만났는데 모두 같은 국정철학과 생각을 갖고 있어 놀랐다"며 "대통령이 추구하는 게 무엇인가를 우리 비서관들이 확실하게 꿰뚫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같아야 한다. 그 생각이 국무위원, 공무원을 거쳐서 국민에게 정부가 지향하는 바를 알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나도 가급적 현장에서 업무 보고를 받겠다"며 "청와대라는 곳에 들어와 보니까 자칫 현장 감각을 잃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는다.
 
 경호상 문제도 있지만 앉아서 보고 받진 않겠다"고 했다. 이어 김인종 경호처장에게 "경호 때문에 (내가) 일 못하는 건 안 된다. 일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측근 눈치 보는 일 없어야
이 대통령은 "나와 일을 오래 했던 사람들이 여러 명 있는데 (비서관들이) 이들의 눈치를 보는 일이 전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 자리엔 서울시장 이전부터 이 대통령을 보필해온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일 중심이지 사람 중심이 아니다. 친(親), 불친(不親)은 중요하지 않다"며 "특별히 말한다. 나와 오래 알던 사람들이 더 조심해야 한다. 성공적 정부가 되려면 이 자리에 있는 멤버들이 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1980년대 현대건설 재직 시절 말레이시아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탈권위적 정부를 강조했다.
 
그는 "당시 기공식에 마하티르 총리 등 5000명이 온다고 해 총리를 위한 좋은 대형 의자와 차양막을 설치했는데, 그쪽 정부 관리가 와선 '왜 이런 자리를 준비했느냐. 총리 엉덩이가 이렇게 크냐. 차양막도 모든 참석자에게 다 설치해 주든지 아니면 빼내라'고 지적했다"고 했다.
 
◆다들 언행 조심해라
특히 이날 청와대 근무자들에게 '입 단속'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 출신들은 잘 알겠지만 언론계, 정치 관련 출신 비서관들은 자유분방하게 살아서 거침없이 말한다"며 "청와대 내부에서 활발한 의사소통은 좋지만 외부로 나가는 건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이 말하면 그것이 곧 대통령의 말과 같다. 모두 대통령의 뜻으로 알려져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언론 등에 청와대 내부 이야기가 흘러나갔던 점들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회의 초반 사진촬영 등이 끝난 뒤 사회자가 "이제 회의를 비공개로 하겠다"면서 기자들의 퇴장을 요구하자 농담조로 "비공개한 게 더 잘 공개되던데…"라며 참석자들에게 우회적으로 '보안'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