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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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물레방아 댓글 0건 조회 875회 작성일 08-03-0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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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jpg 광화문(光化門)은 경복궁의 남쪽에 위치한 정문으로, ‘왕의 큰 덕(德)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로 광화문(光化門)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방화로 소실되었던 것을 흥선 대원군이 재건하였으나, 조선총독부가 경복궁 경내에 들어서면서 건춘문 북쪽으로 이전시켰고, 한국전쟁 때 다시 소실되었다고 한다. 현재의 광화문은 1969년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복원되었으나, 원래의 것과는 다른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위치 또한 당시와는 다르기 때문에 당시 지은 광화문을 헐고 원래의 형태로 복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인 문화유산이 요즘 정치문화에 휩쓸려 촛불시위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2002 한일월드컵 경기때 부터 시작하여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경기 때마다 온 나라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모티브가 되었던 것이 광화문 응원이 였다. 그것을 현 통합민주신당의 모태가 되었던 열린우리당과 노정권 추종자들은 툭하면 광화문 촛불시위로 정치적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던 것도 사실이다. 효순 미순양 촛불시위, 탄핵무효 촛불시위로 재미를 보았기 때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통합신당이 BBK와 관련하여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무혐의 처리하자 이에 반발하여 일주일째 광화문에서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 100년 정당을 외치며 기고만장했던 그들은 “ 노인들은 집에 가서 푹 쉬세요”라는 불후의 명언(?)을 남길 정도로 오만의 극치로 기세가 등등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독선과 무능의 정치로 국민들로 부터 외면을 당하면서 집권 여당의 위치에 있으면서 검찰을 향해 시위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서 말 그대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새삼 느낀다.


촛불시위라는 뉴스를 접하면서 촛불에 관련된 춘향전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춘향전에 보면 이런 장면이 있다. 고을 백성들은 보릿고개를 넘지 못해 연일 굶어 죽으면서 민심은 흉흉하지만 변사또와 그 추종자들은 백성들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연일 음주가무로 세월을 보내다가 변사또의 악정(惡政)을 감지한 이몽룡 어사가 암행어사 출도를 고(告)하기 직전에 이런 싯귀를 읊는 장면이 나온다.


금준미주(金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 옥반가효(玉盤佳肴)는 만성고(萬姓膏)라, 촉루낙시(燭淚落時)에 민루낙(民淚落)이요, 가성고처(歌聲高處)에 원성고(怨聲高)라. 즉, “금 술잔속의 좋은 술은 천 백성들의 피요, 옥 쟁반위에 가득한 맛있고 기름진 음식과 안주들은 만 백성들의 기름이라. 잔칫상 위에 비추고 있는 촛불의 촛물이 떨어질 때 마다 백성들의 눈물도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을 때 마다 백성들의 원망의 소리도 높구나.”라는 싯귀가 그것이다. 


지금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시위를 하고 있는 통합신당과 그 추종자들에게 묻는다. 촛불시위로 지난 시절 재미를 톡톡히 보았던 광화문의 추억을 확대 재생산하려 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등을 돌린지 오래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무능한 정권의 실정에 대하여 책임을 묻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의 마음을 외면한 채 시대착오적인 포플리즘적인 선동으로 정치적인 이해타산만 따지고 있는 통합신당과 그 추종자들의 행태를 보면서 아직도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현상만 쫒고 있는 듯 하여 안타까울 뿐이다.


말 잔치로만 얼룩지다 시피 한 무능한 정권의 실정(失政)으로 국민들의 가슴은 억장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보면 그 촛불의 촛물이 떨어질 때 마다 국민들의 눈물도 같이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는가? 「이미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광화문의 추억에 매달릴 시간이 있으면 미래 지향적인 정책대결로 승부를 걸고 차라리 무의탁 노인들이나 소년 소녀 가장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얼어 붙어있는 국민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녹여 주는 이 겨울의 훈훈한 뉴스거리라도 만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