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월급 빼곤 모든게 다 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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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급 빼곤 댓글 0건 조회 1,269회 작성일 08-03-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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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월급 빼곤 모든게 다 올랐어요"
[매일경제] 2008년 03월 04일(화) 오전 07:00 i_pls.gif  가i_mns.gif| 이메일| 프린트 btn_atcview1017.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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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영향에 곡물 원료값 급등은 주부들의 가계 살림살이를 더욱 빠듯하게 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주부 강성지 씨(35)는 지난주 결혼 9년 만에 처음으로 가계부를 쓰기로 결심했다. 100원씩, 200원씩 야금야금 오른 물가가 쌓여 전체 살림살이에 적잖은 주름살을 만드는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밀가루 가격을 40~54%씩 올렸다. 제과ㆍ라면업체들도 잇달아 10~50% 가격을 인상했다. 두 달 전에 4000원 조금 넘던 밀가루(3㎏)는 5000원이고 식용유(900㎖)는 1000원쯤 오른 4750원이다.

롯데제과는 롯데샌드를 700원(80g)에서 1000원(100g)으로 300원 올리는 등 10여 품목에 대해 15%가량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해태제과는 맛동산을 7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렸다.

롯데칠성은 15개 제품에 대해 출고가 기준 탄산음료는 4~7%, 주스는 7~12% 올릴 방침.

남양유업은 올 들어 맛있는우유GT 가격을 1ℓ당 1750원에서 1850원으로 올렸고, 매일유업도 지난달 매일ESL우유(1000㎖)를 1750원에서 1850원으로 5.7% 인상했다. 밀가루를 재료로 사용하는 소면과 우동 값도 줄줄이 인상됐다.

◆ 찜질방ㆍ헤어숍ㆍ피자점ㆍ대리주차비까지 인상
= 식당, 찜질방, 헤어숍 등 각종 서비스업종 가격도 전방위로 오르고 있어 가계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서민 음식인 자장면과 설렁탕 가격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세 식구에 1만원 한 장이면 해결하던 중국집 배달은 이제 옛날 얘기다.

자장면은 2500원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3500원으로 오르더니 이제 4000~4500원이다. 분식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김밥천국'은 이달 1일부터 대표 메뉴인 김밥 가격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50% 올렸다.

오므라이스, 된장찌개, 볶음밥 등 다른 메뉴도 대부분 500~1000원씩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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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밀가루, 치즈, 버터 등 원재로 가격 인상에 못 견딘 동네 피자점들도 가격을 올리거나 줄줄이 폐업하는 추세다.

호텔과 레스토랑 대리주차비도 장난 아니게 올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 특급호텔 대리주차비는 대부분 1만원이었으나 올 들어서는 롯데, 조선, 신라, 인터콘티넨탈 등 주요 호텔이 모두 대리주차비를 일거에 1만5000원으로 올렸다.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찜질방, 미용실 값도 자고 나면 어느새 30%, 50%씩 껑충껑충 오르는 추세다. 이대 앞 S미용실은 파마 가격을 6만원에서 7만원으로 올렸고, 커트도 1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했다.

공공요금도 부담이다.

종로구 내수동에 사는 양숙현 씨(31)는 "도시가스 요금이 평소보다 많이 나온 것 같아서 고지서를 살펴보니 '지난 1월부터 소비자요금이 평균 2.6% 올랐다'는 안내문이 있었다"면서 "겨울 동안 집안에서도 양말 신고 옷 껴입으면서 춥게 지냈는데 이제 곰탕 같이 가스를 많이 쓰는 음식은 하지도 말아야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 새 학기 앞두고 학원비, 문구류 값도 뜀박질
= 새 학기를 앞두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뜀박질하는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가슴에 돌덩이를 얹고 있는 것처럼 무겁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사는 회사원 김수빈 씨(37)는 장바구니 물가보다 줄줄이 오르는 학원비가 더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비가 한 달에 64만원에서 71만원으로 오른 데다 방문학습지 비용도 3만1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2000원씩 올랐다. 이것도 국어ㆍ수학 두 과목이니 한 달이면 4000원이다. 가베 교육비도 6만5000원에서 7만원 인상돼 올 들어 교육비 부담만 한 달에 7만9000원이 늘었다.

학원비뿐만 아니다. 문구류 제품들도 한국제지 등 대부분 원자재 업체에서 가격을 인상해 필기류, 복사용지 등 가격이 5% 정도 높아졌다.

기름값 상승으로 인해 하우스재배를 하는 풋고추 등 야채류와 화훼류 가격이 올 들어 5~30%, 전년 동기비 40~60%가량 올랐다. 한 주부는 "아이 성적하고 남편 월급 빼고는 다 올랐다"며 최근 시장 물가 상승에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