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말단 공무원이 대통령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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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느 말단 공무원 댓글 0건 조회 734회 작성일 08-03-0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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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이명박 대통령님!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새로운 국정운영을 시작하는 요즘 얼마나 바쁘십니까. 국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감히 말단 공무원이 용기를 내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짧은 소견으로 드리는 글이지만 향후 정책에 참고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먼저 이런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제 공직 생활 17년을 돌이켜 볼 때 과거 새로운 정권이 시작될때 마다 공직 기강을 잡는다는 미명하에 많은 공직자들이 척결되었습니다. 부정부패 공무원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는 되풀이될 뿐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부디 대통령께서는 이러한 역사의 연결고리를 끊어 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공직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문화가 모든 것의 주범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공무원조직 내부는 물론 사회와 경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무원조직에서도 고위 공직자가 하위직을 무시하고, 힘 있는 기관(부서)이 힘 없는 기관(부서)을 홀대하는 마당에 국민에 대한 규제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조직의 문화 발전에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며, 인사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 제도는 하위직(9급)으로 시작해 고위직 공무원이 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것 역시 공직의 폐쇄성이라 여겨집니다. 거기서 빚어지는 문제도 많습니다.

최근 장관급 인사를 보더라도 가까운 사람과 또는 그 사람을 통해 추천되는 인물이 등용되는 방식이기에 문제가 도출되었다 여겨집니다. 제한된 시장에서 인재를 등용하는 것 역시 폐쇄적인 인사제도가 아닐까요. 보다 더 넓은 시장에서 인재를 등용하는 문화가 아쉽습니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환공처럼 말입니다.

공무원 급여체계의 현실화와 지자체 등에 대한 자율성 확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모든 공무원이 같은 직급, 같은 직렬이면 똑같은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지역의 물리적 환경 차이로 인해 업무량과 생활비용이 엄청난 차이가 있는데도 전혀 반영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것 또한 선진국과 비교해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관과 지방정부의 자율성도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예컨대 지방자치를 하면서도 많은 분야에서 자율적 자치권을 가지지 못한 점은 분명 우리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은 국가경쟁력의 발판이 되는 것임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두서없이 적은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통령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도드립니다. 무자년 3월 김종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