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웠었는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참 아름다웠 댓글 0건 조회 724회 작성일 08-03-10 14:23본문
언제 그렇게 녹아버렸을까? 단 이틀 만에 눈이 모두 다 녹아버렸다. 춘설의 서러움이라서 그럴까?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이틀 전에는 하얀 눈 세상이었다. 티 한 점 묻어 있지 않은 아름다운 풍광이었다. 보이는 곳마다 선경이었고 마음을 설레게 하였었다. 그런데 이렇게 바꿔지다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옥정호의 모습은 완전히 달려져 있었다.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금방 눈이 녹아버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환상이었을까? 아니면 꿈이었을까? 엊그제의 아름다웠던 풍광이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겨울의 심술도 별 소용이 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봄의 위대함을 느끼기 보다는, 야속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녹아버린 설경을 그려보면서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가올 날을 생각하게 되면 지루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러나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면 생각은 완전히 달라진다. 언제 그렇게 빨리 지나가버렸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기만 한 데, 벌써 30 여년이란 세월이 흘러가버렸다. 난감한 일이다.
조바심을 치면서 살아왔다. 느긋한 마음으로 시간을 즐기면서 보낸 기억이 전혀 없다. 언제나 종종 걸음을 치면서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주체하지 못하면서 안절부절 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니 여유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무엇이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그렇게 서둘지 않았어도 세월은 화살처럼 빨리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 줄을 알면서도 조바심을 친 이유는 무엇일까? 그 것은 인생을 멀리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오늘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오늘을 성실하게 채워야 행복해질 수 있음을 알지 못한 것이다.
지나간 과거에 붙잡혀서 오늘을 허비하기 일쑤였다. 이미 지나간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오늘을 망치는 어리석음을 범한 것이다. 그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는 일로 오늘을 더욱 더 참담하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오늘이 바르게 서 있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어제에 붙잡히고 내일을 걱정하는 사이에 오늘이 실종된 것이다. 옥정호의 설경이 그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낄 정도였다. 오늘이 제 자리를 잡을 수 없었으니,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어제는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일은 아직 찾아오지도 않았다. 소중한 오늘을 사랑하면서 멋진 인생을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