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漢江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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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치를 댓글 0건 조회 669회 작성일 08-03-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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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長江後浪推前浪) 참신한 인재들이 낡은 인물을 보내버린다(一代新人葬舊人). 총선을 앞둔 정당들의 물갈이 공천 슬로건으로 어울릴 법한 대련(對聯)이다. 그러나 명분은 현실의 손님에 불과한 법.

이명박 대통령은 여의도식 구태 정치를 없애버리겠다고 선포했지만 한나라당에서 벌어지는 구태는 과거 여의도식을 능가한다.
 
 말이 좋아 개혁공천이지 원칙도, 기준도 없다. 대표적 변칙 공천이 서울 송파병에 신청한 나경원 대변인을 엉뚱한 중구에 공천한 일이다.
 
원칙이고 기준이라던 여론조사 결과는 도외시한 채 "스타급 의원이라 전략 공천한다"며 사막에 떨어뜨렸다. 친이 인사를 공천하기 위한 꼼수다.

술수(術數)도 난무한다. 그제 박근혜 전 대표는 "이런 공천은 세상에 처음 본다"고 격노했다.
 
친이 쪽에서 '있지도 않은 영남 50% 물갈이 합의'설이 나온 까닭이다. 헛소문을 낸 게 사실이라면 최소한의 정치 상도의(商道義)조차 사라진 난장(亂場) 아닌가.

'잘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이 있다. 일이 제대로 돼 가다가 중도에 엉뚱한 결과가 되는 것의 속된 비유다.
 
한나라당 상황에 꼭 맞는 말이다. 현재 삼천포시는 사천군과 통합돼 사천시가 됐는데.공천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는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의 지역구가 하필 이곳이다.

민심은 10년 만에 정권을 한나라당에 돌려줬지만 이제는 싸늘해지고 있다. 인수위 출범 무렵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의 총선 압승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었다.
 
지금은 당 안팎에서 압승은커녕 국회 과반수도 불안하다는 소리가 높다.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도가 50%를 밑돌고 있다.
 
인사를 잘못한 탓이 크지만 공천 소음도 그에 못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인제 정동채 김홍업 등 올드 보이들을 정리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이대로라면 총선 후 안정적 국정 운영은 물건너간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첫째 권력의 속성인 오만방자를 다스리지 못해서이고, 둘째 본류(本流)를 버리고 여의도 샛강 정치를 하려다 보니 일어나는 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