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11년엔 물 年3억4천만톤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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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 댓글 0건 조회 738회 작성일 08-03-21 08:24본문
물은 공기와 함께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자유재(free goods)'로 분류됐다.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돈을 물 쓰듯이 한다'는 표현도 '물=자유재'라는 전제에서 나왔다.
오늘날에는 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물은 '경제재'로 변했다. 깨끗한 물을 이용하려면 돈을 주고 사야 하고, 오염 방지를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게 됐다.
'금수강산 어디서나 맑고 깨끗한 물'을 자랑하던 한국 물 사정도 많이 변했다. 한국 연평균 강수량은 1245㎜로 세계 평균의 1.4배에 이른다. 그렇지만 많은 인구가 오밀조밀 살다보니 1인당 강수량은 연간 2591㎥로 세계 평균(1만9635㎥)의 8분의 1(13%)에 불과하다.
게다가 한국은 산악지형이 많고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는 기후를 지녔다. 홍수기에는 비가 내린 후 1~3일 안에 상류 물이 바다에 도달할 정도다. 하천의 최대 유량과 최소 유량을 비교하는 하천 유량변동계수(하상계수)는 한강이 90, 낙동강이 260, 금강이 190으로 라인강(18) 나일강(30) 미시시피강(3)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그래서 내리는 빗물을 가두기가 쉽지 않다.
한국 수자원 총량은 연간 1240억t. 총이용량은 전체 중 27%인 337억t 정도다. 그나마 지속적인 댐 건설로 총이용량이 6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생활용수 이용량이 꾸준히 늘다 보니 물 수급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내놓은 2011년 전망치를 보면 용수 공급량은 351억6000만t인 반면 수요량은 355억t으로 3억4000만t가량 부족하다. 지역별 편차를 고려하면 물부족량은 연간 8억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2011년에 낙동강 권역은 1억2400만t, 영산강ㆍ섬진강 권역은 5억3600만t의 용수 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5년 전망치를 봐도 물 사정은 앞으로 좋아지기 어렵다. 1인당 연간 재생가능 수자원(연간 확보된 담수량) 전망치는 한국이 1인당 1327㎥로 세계 126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치수를 위한 투자는 미진하다. 예컨대 다목적댐은 홍수 조절로 재해를 막고, 가뭄에는 물을 안정적으로 방류해 각종 용수를 공급하며 부수적으로 청정한 수력전기를 생산해 낸다.
하지만 댐을 짓기에 적합한 장소가 부족한 데다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 수몰지역 발생과 재산권 갈등으로 인해 댐 건설을 둘러싼 사회적 여건은 매우 곤란한 실정이다. 논란이 많았던 동강댐이 대표적 사례다.
이를 위한 대처 방안으로 나온 것이 환경친화적인 댐 건설과 관리. 댐 건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자연ㆍ인문환경 변화, 지역사회의 경제ㆍ사회적 변화를 예측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개념이다.
그밖에 계획적인 지하수 개발과 강변여과수 이용, 담수화 설비 확충, 빗물 관리 등 다양한 대체 수자원 개발에 대한 연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 대선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 수자원 관리 차원에서 현명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한강에서 물길을 낙동강 쪽으로 돌릴 수 있는 데다 운하가 물 저장 기능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물길 변경에 따른 지역 간 수리권(水利權) 다툼, 갈수기 때 물 정체에 따른 수질악화 등 산적한 문제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노재화 국토해양부 수자원정책관은 "한국은 여름철에 내린 비를 댐이라는 그릇에 담아 공급하는 수자원 체계를 갖고 있다. 항상 물이 공급되니까 물이 풍부하다고 생각해 물 부족을 체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나 극심한 가뭄이 빈번해지고 물 부족을 겪을 수 있다. 그러므로 물을 아껴 쓰면서 물그릇(댐)을 많이 만들어 나가는 데 국민들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