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에는 양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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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 댓글 1건 조회 887회 작성일 08-03-24 11:38본문
진보진영으로부터도 딱히 비호감은 아니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며칠 사이 진보진영의 적이 되었다.
유 장관이 “참여정부가 임명했던 부처의 산하기관장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게 순리”라는 말을 한 데 이어, 특정기관장 이름까지 거론하며 기관장 물갈이에 앞장 섰다는 이유이다.
비판자들은 유 장관을 산하기관장 밀어내기의 ‘저격수’라고 자극적으로 부르더니, ‘완장 찬 신종 홍위병’이라고까지 몰아 붙였다.
유 장관을 1960년대 중반부터 10년간 중국 전역을 혼돈으로 쓸어 넣었던 광기 어린 젊은 홍위병에 빗댄 진보진영의 공격은 과격해 보인다. 지난 5년간 사회를 소모시킨 극단의 이념적 언어논쟁의 잔영마저 보인다.
그런데,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권이 바뀌었으니 부처의 산하기관장들은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한 유 장관도 문제해결 방식이 거칠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 장관을 1960년대 중반부터 10년간 중국 전역을 혼돈으로 쓸어 넣었던 광기 어린 젊은 홍위병에 빗댄 진보진영의 공격은 과격해 보인다. 지난 5년간 사회를 소모시킨 극단의 이념적 언어논쟁의 잔영마저 보인다.
그런데,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권이 바뀌었으니 부처의 산하기관장들은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한 유 장관도 문제해결 방식이 거칠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평가제도를 통하는 등의 유연성, 세련됨으로 차분히 문제를 해결하려 했더라면 진보진영과의 전선이 형성되지 않아, 불필요한 싸움을 피해갔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번에 불 붙은,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정부부처 산하기관장 사퇴문제는 누가 뭐래도 동전에 양면이 있는 것처럼 양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불 붙은,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정부부처 산하기관장 사퇴문제는 누가 뭐래도 동전에 양면이 있는 것처럼 양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 사안에 대해 상반되는 의견이 있을 때 어느 쪽 편을 들기 어려워 둘 다 그르다는 양비론이나 둘 다 옳다는 양시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문제야말로 기원전 410년 시대의 인물 프로타고라스가 말한 것처럼 “모든 이야기에는 양면이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웅변하는 사례로 보인다.
우선, 정권이 바뀌면 정부부처 산하기관장들이 스스로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타당성이 있다.
우선, 정권이 바뀌면 정부부처 산하기관장들이 스스로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타당성이 있다.
그 주장을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쟁점화하기 위해 흘린 후, 유 장관이 ‘저격수로 총대를 멨다’는 주장의 사실 여부를 두고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이 그리 중요해 보이지는 않는다.
정부부처의 최근 업무진행은 한나라당과 정부부처 간에 교감을 할 만큼 여유가 없으며 기자들 질문에 생각을 밝혔을 뿐이라는 유 장관 발언의 진위 여부도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할 것은 정권이나 부처의 전체 정책방향과 구체적 정책목표에 공감하지 않는 기관장이 정권이나 부처와 호흡을 맞추기 어렵고 결국 정책실현에 힘을 쏟기 보다는 갈등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참여정부의 이론가였던 유시민 의원이 “코드인사는 해야 합니다”라고 말한 맥락도 바로 나와 다른 사람을 배척한다가 아니라 나와 비슷한 사람이 함께 일해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새 정부가 연고, 학연, 형님주의만 보고 비슷비슷 유유상종인 사람을 쓰는 코드인사가 아니라 정책수립과 수행 능력까지 갖춘 제대로의 코드인사를 한다면 그것을
‘또 다른 코드인사’라 해서 반대만 할 일은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정권이 바뀌면 기관장들이 대부분 물러나고 새로 들어서는, 이런 넓은 의미의 코드인사를 한다.
한편, 정권이 바뀌어도 부처 산하기관장이 반드시 자리를 물러 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현재로서는 타당성이 있다.
한편, 정권이 바뀌어도 부처 산하기관장이 반드시 자리를 물러 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현재로서는 타당성이 있다.
2006년 국회를 통과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기관장들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그 법률의 취지는 정권 교체와 공공기관장의 교체가 동시에 일어날 경우의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 점을 생각하면 ‘못 물러나겠다’는 주장도 옳은 면이 있다.
동전처럼, 이야기와 논쟁과 주장에는 양면성이 있다는 주장을 옳다고 여긴 유리피데스는 “이견이 있을 때는 양쪽의 말을 충분히 듣기 전에 판단하지 말라”고 일삼아 훈계했다는데 우리 사회 분위기도 그럴 필요가 있다. 양쪽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간을 두고.
그러나 잊지 말고 지켜 보아야 할 사항들은 있다.
동전처럼, 이야기와 논쟁과 주장에는 양면성이 있다는 주장을 옳다고 여긴 유리피데스는 “이견이 있을 때는 양쪽의 말을 충분히 듣기 전에 판단하지 말라”고 일삼아 훈계했다는데 우리 사회 분위기도 그럴 필요가 있다. 양쪽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간을 두고.
그러나 잊지 말고 지켜 보아야 할 사항들은 있다.
첫째 새 정부는 참을성, 너그러움, 합리성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하는가?
둘째 진보진영 측은 특히 다양성이 생명인 예술문화분야에서 생각이 다르다고 현 기관장들을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말 안 된다는 주장을 그저 되풀이 하지는 않는가? 생각이 다르면 동일한 정책방향을 추구하기 어렵다.
정치와 행정에서는 개인의 다양성이 꼭 플러스 요인만은 아니다.
산하기관을 무려 67개나 거느리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생각과 이념이 다양한 기관장들이 생각과 이념의 다양성을 추구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번쯤 생각도 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