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24시에 나온 공무원 중 한명이 제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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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댓글 1건 조회 937회 작성일 08-03-2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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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에서 퍼온 글입니다.)

 

 

오늘 SOS24시에 나온 공무원 중 한명이 제 가족입니다.

마산시청으로 옮긴지는 1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공무원 아닌 사회복지사로 장애아동 시설에서 교사로 일했습니다.

그곳에서 먹고 자고, 애들 씻기고 먹이고 재우면서...보통 젊은 아가씨들은 1년도 하기 힘들다는 일을 20대 청춘에 6년 넘게 했습니다. 박봉에 바깥 출입도 제한적이었지만 정말 그곳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면서 돌봤습니다. 빨래, 청소, 대소변 치우기 등 온갖 허드렛일 다 하면서요. 지갑에 애인 사진 대신 본인이 담당하는 아이들 사진 넣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허리 디스크 생겼습니다. 나이 먹고 덩치 크지만 지체아동 들이라 많이 늘 안아주고 업어주고 들어야 했거든요. 몸도 그렇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해서 합격하여 다른 곳에서 일하다 얼마전에 마산으로 옮겼습니다.


늘 일도 많고 피곤해 하더군요.

저는 늘 공무원처럼 편한 직업이 어딨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그렇지 않더군요. 대기업에 다니는 저보다 오히려 더 바빴습니다. 사회복지사라 늘 외근하며 보호대상 가정들, 기관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과도한 업무 때문에 얼마전 유산을 하여 몸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SOS에서 취재해 갔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관리 소홀을 지적받을 거라고 하더군요. 15년 이상된 시설이고 자신도 시설에서 그런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고 하더군요. 물론 관리소홀도 있겠지요. 실수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만약 알았다면 절대 방치해 둘 사람은 아닙니다. 본인이 다른 장애인 시설에서 몸소 지체아동을 먹이고, 똥 오줌 다 치우면서 일했었습니다. 그런 환경인 줄 알았다면 절대 조치를 취했을 겁니다. 그것을 파악하지 못한 실수는 있겠지만 공무원이라고 어떻게 모든 일을 완벽하게 다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면 벌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방송에서 신분도 얼굴도 보호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냥 나오더군요. 인터넷에서는 온갖 악의적인 비방이 넘쳐나구요. 그거 보면서 계속 울었습니다. 잠도 오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무원이라고 그렇게 욕을 먹어야 하나요. 다른 분들은 직장에서 실수 안하시나요?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 칩시다. 그래도 그렇게 온 천하에 얼굴이 드러나고 욕 먹어야 하는 건가요? 안양 사건 피의자도 얼굴 보호되는 세상인데요.


동생의 잘못이 명백하다면 처벌하고 벌을 주세요. 이렇게 익명의 전화에 시달리고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에 시달려야 하는지요


명분을 앞세워 최소한의 인권보호도 없이 방송폭력을 행사하는 SBS, 그리고 그런 일들이 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화가 나고 가슴이 터져 미칠 것 같습니다.


방송에 나오는 것이 전부는 아니에요. 그리고 공무원이 직접적인 가해자인가요? 정말 착하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정말 눈물이 그치지 않습니다.


SOS에 왜 모자이크하지 않았는지 항의 전화했을때 당당한게 있으면 왜 모자이크 요구하냐면서 호통치고 전화 끊어버리더군요. 제 가족은 제가 전화했다는 사실도 모릅니다. 직접적인 가해자도 아닌 공무원이 관계자라는 이유로, 또 그 신분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전국에 방송이 나가고 인권 침해 받는게 정당한 방송인가요?


하루종일 따라다니며 취재해놓고 정작 본인은 어떻게 편집되어 나가는 지도 모른채 동의도 없이 얼굴을 전국에 내보낸 겁니다. 이게 바로 방송 권력이 행사하는 폭력이고 인권침해 아닙니까? 여기서 글 쓰시는 분들에게도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직접적인 가해자 인권은 보호해 주면서 공무원들은 당연히 침해하고 욕먹어도 되는 겁니까?


여기 글 쓰시는 분들 인터넷에서 글로 욕하고 비방하는 것은 쉬운 일이겠죠. 하지만 단 1달이라도 제가족이 했던 것처럼 장애인과 함께 살면서 먹고 자고 하면서 그들을 돌 볼 수 있는 사람이 이중에 있으신가요? 장애인인권에 그렇게 관심 많으시면서 왜 사는 동네에 장애인 시설 생긴다면 피켓들고 반대하시는지요. 누구도 제 동생에게 자신있게 침 뱉으실수는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