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사업을 살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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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운하 댓글 1건 조회 925회 작성일 08-03-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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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없고 환경파괴”

곳곳서 반대 목소리

정부, 타당성 확신 한다면

적극적으로 홍보 나서야

‘한반도 대운하’의 전망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원래 이명박 후보의 인기를 높여서 그의 당선의 바탕이 되었지만,
 
 대운하 사업은 그 뒤로 각광을 받지 못했다. 시민들의 지지도 낮았고, 지식인들 사이에선 오히려 반대하는 목소리가 훨씬 높았다.

마침내 총선거에서 여당의 약점이 대운하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고, 여러 야당이 대운하 반대를 위해 연합했다.
 
경제성이 없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으므로, 그들의 전략은 그럴듯하다.
 
특히 문국현 후보는 대운하 반대를 명분으로 삼아 대운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재오 후보에게 도전했고, 대운하를 총선거의 두드러진 논점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정부와 여당의 대응은 이상하리 만큼 소극적이다. 그동안 정부는 대운하의 내용과 장점들을 소개하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방송과 신문에 대운하에 관한 기사가 나오는 적이 드물었고, 어쩌다 나오면, 반대하는 사유들이 오히려 자세히 소개되었다. 실제로 시민들이 대운하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는 길이 없다.

여당은 대통령 선거에서 대운하가 논점이 되는 것을 피해 왔다. 이번 총선거에서도 그렇게 하려는 듯, 대운하 사업을 공약에서 아예 빼버렸다.
 
어찌 된 일이냐는 물음엔 꼭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꼭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라는 답변이 나왔다.

이것은 어리석은 태도다. 대통령 선거에선 이명박 후보의 행적과 도덕성이 주요 논점이 되어서 대운하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그렇게 두드러진 논점이 없는 상황에선 대운하가 논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야당들은 그런 태도가 정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서 새로 결정하자고 나섰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현대 사회에선 대운하와 같은 대규모 토목사업은 원래 환영을 받지 못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대운하의 타당성을 설득력 있게 시민들에게 들려주려면, 정부가 큰 자원을 들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열정적 주창자들이 있어야 한다. 지금 누가 대운하를 열정적으로 시민들에게 설명하는가?
 
야당 지도자들이 대운하를 꼭 막겠다고 외치는데, 이 대통령은 대운하라는 말조차 입에 올리지 않는다. 정부도 여당도 못난 자식 숨기듯 한다.

그런 사이에도 국토해양부는 이 대통령의 임기 안에 완공하는 계획을 담은 ‘내부 보고서’를 만들었다. 대운하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큰 사업이 될 터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일정에 맞추어 단 몇 해 안에 끝내겠다는 태도는 일을 그르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침묵하고 여당은 아예 공약에서 빼면서 주무 부처가 정치적 일정에 맞춘 계획을 숨기듯 세우는 것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널리 구하고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 사업을 추진하겠다던 후보의 약속과는 거리가 먼 행태다. 시민들의 의구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운하 사업은 이 대통령이 선거를 통해서 얻은 두드러진 위임사항(mandate)이다. 그 사업이 이렇게 흔들리도록 내버려둔 것은 큰 실책이다.
 
만일 총선거에서 야당들이 예상보다 많이 표를 얻으면, 대운하 사업은 위임사항의 성격이 많이 바래고 정치적 추진력을 잃게 된다. 그런 상황은 당연히 이명박 정권의 권위와 효율을 크게 해칠 것이다.

대운하에 대한 이상한 홀대는 집권세력이 그것의 타당성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는 징후일 수 있다. 만일 그렇다면, 대운하는 일찍 포기하는 것이 옳다.
 
확신이 없이 추진하기에는 대운하는 너무 크고 어렵다. 자신이 확신하지 못하는 일을 어떻게 시민들에게 팔 수 있겠는가?

만일 이 대통령이 대운하의 타당성을 확신한다면, 지금까지의 무기력을 떨쳐버리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운하는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는 강들을 활용하는 좋은 방안이며 큰 가능성을 지닌 사업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
 
 시민들의 걱정은 자연스럽지만, 환경에 대한 영향은 발전된 기술과 충분한 투자로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1914년 9월의 ‘마른 강 싸움’에서 프랑스 9군을 지휘했던 페르디낭 포시는 총사령관 조제프 조프르에게 보고했다. “아군 중앙은 밀리고, 아군 우익은 후퇴합니다.
 
 상황이 멋집니다. 우리는 공격합니다.”
 
전열이 무너질 때 가장 좋은 선택은 공격하는 것이다. 지금 대운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시민들의 마음이라는 목표를 향해 과감한 공격에 나서야 한다.